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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6

한포진, 또 시작하려나보다. 며칠 전부터 손이 간질간질하더라. 손가락을 자세히 살펴보니 손에 화폐상 습진(동전모양의 습진)이 눈에 보였다. 눈에 잘 띄지도 않는 손가락 피부에 난 울퉁불퉁한 무언가와 또 습진 마냥 살이 벗겨지는 모양을 보고서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또 시작인가보다.' 늘 매년 여름 또는 겨울이면 계절이 바뀜을 알리는 알림마냥 나의 몸에도 변화가 생겼다. 그것은 바로 한포진이었다. 한포진에 대해서 내가 의학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을 설명할 수 없지만 첫 아이 임신 이후부터 약 10년간 반복적으로 그 질병을 나았다 다시 발병했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이렇게 글을 쓰고 나니, 그 세월이 벌써 10년이 되었다니, 믿기지가 않는다. 거의 동반자나 다름없었구나... 싶다. 큰 아이가 아토피로 인해 힘들어할 때, 나.. 2023. 2. 20.
갑작스런 죽음 죽음이라는 단어가 낯설게 느껴지는... 나와는 먼 이야기처럼 생각하며 지내왔었는데... 얼마 전 친하게 지낸 후배가 갑자기 죽었다는 연락을 남편을 통해 알게 되었다. 작년 여름, 둘째를 출산한 후배는 겨울에 만나자고 약속을 하였고, 최근에 집들이 겸 만나기 위해 연락을 주고 받고 있었다. 함께 만나기로 한 동기가 개인사정으로 인해 따로 만나게 되면서 이 후배와의 약속은 다음에 다시 정해야겠다. 하고 미루고 있었는데... 이 후배는 평소와는 다르게 동기들 한 명 한 명 다 보고 싶다며 동기들의 이름을 이야기했는데, 피치 못할 사정으로 따로 만나야만 했다. 그런데 잡혀 있는 일정들이 있어 선뜻 약속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근데 원래 만나기로 했던 약속 날 이틀 후, 그 후배가 죽었다는 소식을 후배의 남편으로.. 2023. 2. 12.
그네 아들, 딸 둘이 그네를 타러 놀이터에 갔다. 이제 3학년에 올라가는 아들은 스스로 그네를 타게 되었다. 6개월 전부터... 그리고 따라서 이제 1학년에 올라가는 딸도 다리를 접었다 폈다 하며 높이 올라가기 위해 열심히 다리를 움직인다. 그네타는 걸 보기 위해 그냥 자리에 앉아 아이들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움직이는 걸 바라보았다. 바라보다가 문득 나의 어린시절이 떠올랐다. 활동적이지 않아 바깥 놀이를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놀이터에서 가장 좋아했던 기구는 바로 '그네' 였다. 그네는 내가 열심히 발을 뻗고 접은 만큼 하늘을 향해 끝없이 높이 높이 올라갔다. 스스로 노력해서 높이 올라갔다는 뿌듯함과 성취감. 그리고 하늘을 닿을 만큼의 높이에서 느끼는 기분. 바람이 스치고 지나가는 상쾌함. 그리고 앞으로 뒤.. 2023. 1. 11.
딸의 말 우리 딸은 가끔 나를 깜짝 놀라게 하는 말을 많이 한다. 이건 몇 달 전에 했던 이야기인데, 이렇게 적어 기록하지 않으면 잊을 것 같아 남겨보려고 한다. 하루를 마치고 잠을 자기 위해 아들과 딸 사이에 내가 누워 잠을 자려고 누웠다. (항상 가운데에서 샌드위치로 몇 년째 잠을 자고 있는 나! 우리 아이들에게 발로, 팔로 여러번 맞았다 ㅠㅠ 그래도 나는 예민하지 않은 것 같다 ㅋㅋㅋㅋ 일단 벌써 6년째 그렇게 자고 있지만 크게 어렵진 않으니... 근데 아이들이 크다보니 점점 내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 이러다가 내 자리가 실 사이즈로만 남게 될까봐ㅜㅜ 겁이 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딸과 이야기를 하던 중 딸이 이렇게 말했다. "엄마, 다른 엄마들은 아이를 재우고 잠을 자는데 왜? 엄마는 나보다 먼저 자?.. 2022. 8. 14.
부부싸움 정말 오랜만에 크게 싸웠던 것 같다... 부부싸움을 한 후 남편은 출근을 위해 일하는 곳으로 먼저 내려갔다. 남은 나와 아이들은 대화를 나누었다. 아무래도 나와 아빠의 분위기와 표정을 보며 눈치를 살피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나보다. 근데 첫째가 잔뜩 짜증과 뿔이 나있었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엄마랑 아빠가 싸워서 그런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하더라. 엄마랑 아빠는 서로 미워해 엄마랑 아빠는 서로 싫어해 아들, 너도 친구랑 싸우잖아 잠깐 서로 의견이 안 맞아서 싸울 수도 있어 그리고 잘 화해하면 되지. 그랬더니 아들과 딸 아이가 함께 이야기한다. 우리는 친구들끼리 싸우면 3초만에 5초만에 바로 화해하는데... 근데 엄마랑 아빠는 시간이 오래 걸리잖아. 그래? 엄마랑 아빠도 아까 화해했잖아. 아니야,.. 2021. 12. 20.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던 저녁에 있었던 일 아이들을 피아노학원에 데려다주고 근처 공원을 돌고 있었다. 비가 내린다던 예보가 있어서 우산을 챙겨 나왔다. 역시 비가 한두방울씩 떨어지고 있었다. 급히 우산을 펼쳐 비를 피하며 걷고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예보가 있다고는 하지만 비가 갑자기 내렸던 거라 어떤 사람들은 우산을 미리 챙겨와서 급히 펼쳐 비를 피한 사람도 있었지만 그냥 비를 맞거나, 모자를 써서 대충 피하거나 하는 등 미처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도 보였다. 그렇게 갑자기 내린 비로 온도는 내려갔고 어느새 가을이 턱 앞까지 온 듯 쌀쌀함마저 느껴지는 저녁이었다. 그런데 남매처럼 보이는 아이 둘이 우산이 없었는지 대충 겉옷을 머리에 둘러쓰고 비를 피하며 뛰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떤 아주머님께서 자신이 갖고 있던 우산을 그냥 아이들에게 쓰라며 한.. 2021.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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