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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끄적끄적

부부싸움

by 행복한쥬이 2021.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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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크게 싸웠던 것 같다...

부부싸움을 한 후 남편은 출근을 위해 일하는 곳으로 먼저 내려갔다.

남은 나와 아이들은 대화를 나누었다.

아무래도 나와 아빠의 분위기와 표정을 보며 눈치를 살피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나보다.

근데 첫째가 잔뜩 짜증과 뿔이 나있었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엄마랑 아빠가 싸워서 그런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하더라.

엄마랑 아빠는 서로 미워해
엄마랑 아빠는 서로 싫어해

아들, 너도 친구랑 싸우잖아

잠깐 서로 의견이 안 맞아서 싸울 수도 있어

그리고 잘 화해하면 되지.

 

그랬더니 아들과 딸 아이가 함께 이야기한다.

 

우리는 친구들끼리 싸우면 3초만에 5초만에 바로 화해하는데...
근데 엄마랑 아빠는 시간이 오래 걸리잖아.

 

 

그래? 엄마랑 아빠도 아까 화해했잖아.

 

아니야, 아직 화해 안했어...

 

사실, 아이들의 화해 하지 않았다는 말에 아니야, 화해했잖아라고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었다.

속은 여전히 상했고

서로를 향해 휘두른 날 선 칼이

이미 생채기를 내고 난 후였기에...

이것이 회복되려면 시간이라는 게 필요했다.

 

일단 화해라는 모양은 취했지만

내 마음이 진짜 화해, 진짜 회복된 것은 아니었기에...

 

그리고 아들이 "아빠랑 엄마는 서로 싫어해, 아빠랑 엄마는 서로 미워해." 라는 말을 듣는데...

아이가 상처받았구나.. 라는 생각이 깨달아졌다.

엄마 아빠의 큰 언쟁 속에, 엄마 아빠의 속상한 눈물과 어두운 표정에

우리 아이들이 받았을 상처를 생각하니, 참 마음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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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금쪽같은 내 새끼에서 어른들의 싸움에 장기적으로 반복적으로 노출된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얼마나 불안해하고 외로워하는지를 보며 함께 눈물을 흘렸는데...

나도 순간 내 감정과 문제를 STOP 하지 못하고 또 온전히 쏟아냈구나. 하는 마음에... 미안했다.

 

엄마의 눈물 속에

아빠를 향한 미움과 원망을 키우게 되는 것은 아닌지...

참 주말부부로 아이들을 키운다는 것은... 함께하지 못한 시간만큼 정서적인 교류가 부족하니

아이들도 아빠가 주말이면 가버리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그것에 대해 서운함을 느끼고 있었다. 특히 아들...

아빠가 엄마랑 우리들을 두고 갔다며 이야기를 하는 걸 들으니...

아빠를 향한 그리움이 있었구나... 싶어 참 어렵다.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살다보면 싸우기도 하고

그러면서 성장한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해야 잘 싸우는 것인지

싸움의 목적, 시작의 이유가 서로를 향한 비난이 아니라

이 문제를 개선하고 대화를 통해 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자는 의도였는데

항상 싸움의 끝은

눈물, 원망, 상처를 포함한 부정적인 감정뿐이다.

 

이런 싸움이 이제는 자녀를 품은 가정에서 빈번하게 일어난다면

아이들 또한 간접폭력에 노출되고 있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부부간에 감정을 잘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들의 감정을 보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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