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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끄적끄적

그네

by 행복한쥬이 2023.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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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딸 둘이 그네를 타러 놀이터에 갔다.

이제 3학년에 올라가는 아들은 스스로 그네를 타게 되었다. 6개월 전부터...

그리고 따라서 이제 1학년에 올라가는 딸도 다리를 접었다 폈다 하며 높이 올라가기 위해 열심히 다리를 움직인다.

 

그네타는 걸 보기 위해 그냥 자리에 앉아 아이들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움직이는 걸 바라보았다.

바라보다가 문득

나의 어린시절이 떠올랐다.

 

활동적이지 않아 바깥 놀이를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놀이터에서 가장 좋아했던 기구는 바로 '그네' 였다.

그네는 내가 열심히 발을 뻗고 접은 만큼 하늘을 향해 끝없이 높이 높이 올라갔다.

스스로 노력해서 높이 올라갔다는 뿌듯함과 성취감.

그리고 하늘을 닿을 만큼의 높이에서 느끼는 기분.

바람이 스치고 지나가는 상쾌함. 

그리고 앞으로 뒤로 진자 운동처럼 움직이는 그네가 재미있었다.

 

그냥 멍하니 아무 생각 없이 

다리를 접었다 폈다 하고 움직이면 어느새 나는 높은 곳에 올라가 있었다.

 

생각을 정리하고 싶거나

아니면 생각을 하고 싶지 않거나

이런저런 이유로 참 그네 타는 걸 좋아했고,

나름 그네를 잘 탄다. 라는 자부심도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초등학생 시절엔 그네를 자주 탔었는데...

 

오늘 아이들 그네타는 걸 돌아보니

그 시절 이후에는 그네를 탄 적이 없었다.

그럼 벌써 약 20년이 훌쩍 넘는 시간을 지나서

이제 나는 우리의 아이들이 그네 타는 모습을 지켜보는 상황이 되었다는 게

믿겨지지가 않는다.

 

우리의 아이들도 나와 같은 기분으로, 나와 같은 생각으로

그네를 타고 있는 것일까?

환하게 웃는 아들과 딸의 얼굴을 보며

어린시절 나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

 

생각해보니 내가 초등학생일 때 학교 운동장에 그네가 있었는데,

지금 아이들 초등학교 운동장을 가보면 그네가 없다.

다른 학교에는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것 같다.

안전상의 이유로 다양한 그네로 교체가 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벤치형의 흔들 그네처럼.

 

그네를 타며

"엄마, 나 진짜 높이 올라갔지?"

"엄마, 나 진짜 잘 타지?"

라고 이야기하는 아이들의 소리가 즐겁기만 하다.

 

문득 그네 타는 아이들을 보며 생각나서 몇 자 적어 보았다.

 

나는 어린시절 그네를 타면서

어떤 마음이었을까?

언제 그네를 타고 싶었을까?

어린시절의 나에게로 돌아가 갑자기 묻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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