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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끄적끄적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던 저녁에 있었던 일

by 행복한쥬이 2021.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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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피아노학원에 데려다주고 근처 공원을 돌고 있었다.

비가 내린다던 예보가 있어서 우산을 챙겨 나왔다.

역시 비가 한두방울씩 떨어지고 있었다. 급히 우산을 펼쳐 비를 피하며 걷고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예보가 있다고는 하지만 비가 갑자기 내렸던 거라 어떤 사람들은 우산을 미리 챙겨와서 급히 펼쳐 비를 피한 사람도 있었지만 그냥 비를 맞거나, 모자를 써서 대충 피하거나 하는 등 미처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도 보였다.

그렇게 갑자기 내린 비로 온도는 내려갔고 어느새 가을이 턱 앞까지 온 듯 쌀쌀함마저 느껴지는 저녁이었다.

그런데 남매처럼 보이는 아이 둘이 우산이 없었는지 대충 겉옷을 머리에 둘러쓰고 비를 피하며 뛰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떤 아주머님께서 자신이 갖고 있던 우산을 그냥 아이들에게 쓰라며 한 개를 주고 가시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세상에...

근데 그 아주머님께서는 본인이 쓰고 있던 우산 말고도 우산 3개 정도를 원래 가지고 있었고, 그 중에 1개를 비를 맞고 있는 아이들에게 주시고는 가던 길로 걸어가셨다. 

진짜 신기했다. 비를 맞고 있는 누군가에게 우산을 주는 모습이 이렇게 아름다웠다니... 그 아주머님의 행동이 내 눈에는 천사처럼 보였다. 순간 어른으로서 우산을 건네지 못한 내 모습이 민망하기도 했지만.. 일단 나 혼자 쓸 우산 밖에 없었기에... ㅠㅠ 변명같긴 하지만... 그래도 세상은 아직도 살 만하구나. 이런 어른들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흐뭇하고 기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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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요즘은 남을 돕는 일, 선행을 하며 살아가는 일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이제까지 살아온 것들을 돌아보면 모든 것이 은혜였고 많은 사람들에게 빚지며 살아왔는데, 정작 이런 것들을 잊으며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이 되었다. 뭔가 엄청난 억만장자의 부자가 아니더라도, 내가 서 있는 그 자리에서 내 최선으로 할 수 있는 남을 돕는 일, 선행은 무엇일지 고민하며, 다른 이들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고민하며 도와주는 일은 무엇일지 생각하는 일들을 잊지 말아야겠다.


그냥 살면서 잊고 살았던 것들을 아주머님의 우산사건을 통해 내 마음의 종이 울리듯, 큰 울림이 되었다.

참 누군가를 돕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그것이 결코 나를 나타내기 위함이 아니라는 것은  꼭 기억해야 할 사실이지만!

그 아이들은 아주머니에게 우산을 받고는 처음에 서로를 바라보며 갸우뚱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이내 미소를 보였다.

우산을 함께 쓰며 걸어가는 그들의 뒷모습이 얼마나 예쁘던지 ^^

이렇게 살아가는 날이 매일매일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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