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유치원을 3년 다니고 졸업한 그녀...
오빠가 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바로 초1 영어 학원을 보냈다.
3월부터 거센 반항...
사실 학원에서 레벨테스트를 했을 때 파닉스 그 다음 반이 나와서 초2, 초3 언니와 합반을 이루어 수업을 했어야 했다.
그래서 일단 첫 수업을 받았다.
아이가 극도로 싫어했다. 왜케 쓰는게 많냐며 못 다니겠다고... 학교에 이제 막 적응한 그녀에게...
이런 시련까지 줘야 하나 마음 속 엄청난 고민이 있었다.
결국 영어 학원을 그만 두는 건 도저히 아까워서 안되겠고, 일단 한 두 달 다녀보고 결정해보자 싶었다.
대신에 반을 파닉스반으로 내려서 또래 아이들과 같은 반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렇게 하니 생각보다 잘 다녔다.
중간에 한 번씩 가기 싫다는 소리는 했지만 잘 꼬드겨서 어떻게 위기를 넘기고 넘겼다.
숙제도 알아서 꼬박꼬박 성실하게 했다.
그렇게 숙제 하는 모습을 보면 심지어 기특하기도 했다.
그런데 딸이 한 몇 주 전부터 학원에서 계속 자신의 가방이 엉덩이까지 내려온다고 놀리는 오빠가 있다고 했다.
같은 반은 아니란다. 그런데 복도에서 자기가 지나가면 꼭 그렇게 말한단다. 같은 버스도 타고, 학교에서도 본 적이 있다고 한다. 근데 이름은 모른다는...
몇 번은 그냥 무시해라 넘겨라. 하다가 아이가 스트레스가 심해 보이길래, 딸이 이야기해준 그대로 영어학원 원장님께 전화했고 양해를 구했다... (참 엄마는 힘든 직업이다... 이렇게 말하기까지 내 마음도 얼마나 고민이 되었는지...ㅠㅠ)
그렇게 해서 뭐가 좀 된 줄 알았는데... 그렇게 원장님께 이야기 한 게 지난주 금요일이었다.
그런데 이번 주 월요일 수업을 다녀와서는 아이가 또 안단다고 떼를 쓰기 시작했다.
이제 나도 지쳤는지, 벌써 3월 4월 5월, 세 달을 다녔는데 아이가 이렇게 싫다고 하는데, 더 어떻게 꼬셔서 다니게 하며, 과연 이게 좋은 걸까? 우리 아이는 초등학교 1학년인데...
이렇게 생각해보면 우리 아들은 초등학교 1학년일때에도 주5회 영어 학원 다녔는데, 불평 불만이 없었는데... 당연히 오빠가 한 것처럼 따라갈 줄 알았는데... 참 이렇게나 다르다니... ㅜㅜ 그래도 퇴근하고 저녁마다 30분에서 1시간씩 밖에서 놀다가 들어오기도 하고, 자주 놀리긴 했으니...
초등학교 1학년 학교 적응하고, 지금 열심히 한글 뗀다고 노력중인 딸을 보면서 영어 학원에 가는 걸 원치 않다고 하는데.. 이제 그냥 무시하기도 그렇고 사실 나도 지쳤고... 그래서 그냥 딸에게 알았다. 이제 그만 다니자. 그런데 딸, 영어 책은 계속 읽어야 해. 엄마가 확인할거야. 라고 말했다.
그리고 영어 학원을 오늘부터 가지 않았다. (영어 학원은 월, 수, 금 주 3회)
막 또 화상영어도 찾아보고 다른 영어 학원도 검색해봤는데.. 딸은 그냥 돌봄교실에서 계속 있는게 좋다고 한다.
돌봄교실에 있는 그녀를 찾으러 가니 얼마나 밝게 교실에 있던지... ㅋㅋㅋㅋㅋㅋㅋㅋ
딸에게 영어 학원 그만 둬서 어때? 물어보니 딸의 대답이 엄청나다.
엄마, 속이 뻥 뚫린 것 같아... ㅋㅋㅋㅋㅋㅋㅋ
한글도 아직 제대로 안 뗀 그녀, 이렇게 말할 때마다 난 그저 놀랍기만 하다....
사실 학교 끝나서 영어 학원 차를 타고 15~20분간 이동을 해서 수업 받고 다시 또 이동해서 집에 오는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터... 적응한다고 3월에 영어 학원 차 타는 곳 외우고 이동하는 것 연습하고 했었는데...
어쩌면 이제까지 잘 다닌게 신기할 정도다.
남편은 딸이 영어를 아주 까먹게 될까봐 걱정이다.
사실 나도 걱정이 안되는 건 아니다.
사실 오늘 영어 책 읽기를 봐주려고 하였으나... 딸도 그닥 기억하지 않고 나도 그닥 기억하지 않고...
엄마표 학습은 엄마의 성실함과 부지런함이 기반이 되어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ㅠㅠ
그래도 조금씩이라도 해봐야지...
오늘 내가 한 유일한 영어 노출은 옥토넛 영어로 보기 1시간이다. ㅋㅋㅋㅋㅋㅋ
그걸로라도 대충 위안을 삼으며...
화상영어가 이렇게 비쌀 줄은 1:1, 30분, 주 3회가 30만원인 곳이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먹었다.
사실 우리 딸 같은 시기에는 지속적인 원어민과의 대화 노출을 통해 영어 회화를 익숙케 하고 자연스럽게 영어 발화가 되게 하는 것이 목적인데... 파닉스를 떼면 문법, 읽기가 들어가면서 점점 쓰기가 많아진다.
과연 영어가 재미있을까? 싶다.
영어유치원 때는 즐겁고 재밌게만 배우다가... 정말 학원 같은 딱딱한 분위기에 우리 딸이 잘 적응했으리라 기대한 내가 어리석었을지도...
일단 올 한 해는 영어 학원을 쉬고 집에서라도 최대한 보완, 엄마표라도 기웃기웃 해봐야겠다!
쉽지 않은 육아와 교육! ㅋㅋㅋ
영어유치원 3년을 하고 졸업한 것이 명예로운 타이틀이 될지 무거운 짐이 될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아이가 즐거워하고 행복하다면 그것이 가장 큰 감사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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