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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교육과 육아

딸의 인생 두 번째 발치 이야기

by 행복한쥬이 2023.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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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전 딸의 아랫니, 앞니가 흔들렸다.

일요일 저녁이라 당장 어디 병원을 가야할지도 모르겠고 ㅜㅜ

딸은 이가 곧 빠질 것 같다며 울고불고

빼려고 하니 빼기 싫다고 울고 불고 ㅜㅜ

그렇게 난감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아이들 이모, 즉 내 여동생이 어르고 달래서

어찌어찌 집에서 손으로 이를 뺐다.

그리고 그 이는 고이고이 보관하겠다며 딸이 봉지에 넣어 아직까지 보관중이고,

빠진 자리에는 예쁘게 새 이가 자라고 있다.

남편이 집에서 이 빼는 거 아니라며 꼭 치과 가라고 했는데 ㅜㅜ 달리 방법이 없어서

일단 우리 딸의 첫니는 그렇게 빼게 되었다.


 

어제 저녁, 딸이 갑자기 엄마 이가 흔들린다고 이야기했다.

보여주라고 하니 이를 뺄까 무서웠는지 계속 피했다.

어쨌든 달래서 이를 보니 아래 앞니가 흔들리고 있었다.

아이가 혀로 밀리니 밀리는 걸 보고 빠질 때가 되었나 보다! 라고 생각했다.

근데 일단 남편은 내일 치과에 가서 빼자고 했다.

아이는 지난 번 뺐던 첫니를 가지고 와서 베개 아래에 넣고는 이빨 요정이 가지고 가야 한다며

이야기를 하고 잤다.

아침에 일어나서, "엄마, 이빨 요정이 안 왔나봐." 라는 이야기를 했다. 귀여운 우리 딸

 

아침을 먹고 미리 치과에 전화를 해 상황을 이야기하고 내원을 했다.

사실 치과에 대한 두려움이 많은 아이라,

치과를 정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

그리고 간혹 이렇게 진료가 어려운 아이를 거부하는 치과들도 있다.

그래서 어린이 치과를 찾아 가는 엄마들도 많다.

치과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엄마도 어찌할 수 없는 아이를 치료해야 하는데,

협조하지도 않고 울기만 하면.. 진료가 되지 않고 다른 환자분들에게도 피해를 주니 ㅜㅜ

그런데 또 치료가 필요해서 치과를 방문했는데, 민폐만 끼치고 오게 되며 

가는 엄마나 아이 입장에서도 늘 부담스럽고 힘들다.

 

치과를 갔다.

정말 능숙하신 간호사님이

치과가 처음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치과에 처음 와서 그런지,

아니면 아이가 놀라고 긴장할까봐 그러신지,

아이를 치과 의자에 앉히신 후 치과 기구 하나하나 설명해주시며

긴장을 풀게 해주셨다.

다른 간호사님도 풍선으로 왕관을 만들어주시며 딸이 이를 잘 빼고 나면

선물로 주신다고 하셨다.

치과 원장님이 오셔서 치료를 보려고 할 때 입을 벌리지 않으려고 해서

굉장히 난감했는데,

원장님 보면서 우리 딸이 이상한 표정을 지어, 원장님도 네 표정이 이상하고, 웃기다. 이러셨는데.

진료가 끝나서 왜 원장님한테 그랬냐고 물어보니,

원장님이 웃기게 생기셔서 웃음을 참고 싶었는데 못 참았다면서 ㅋㅋㅋ 

어쨌든 원장님은 우리 아이가 남자를 보고 부끄러워서 그런가? 하시면서 웃으셧다. ㅋㅋ

 

딸기향이 나는 마취연고를 이에 바르고

조금의 시간이 지난 후 원장님이 간단하게 이를 뽑았다.

 

그전에 이가 생각보다 많이 안 흔들린다고 X-ray 찍어보고 발치 여부 결정하자고 하셔서

그 누운자리에서 바로 촬영을 했고 보니 잇몸 안에서 이가 올라오고 있다고

이를 빼자고 하셨다.

 

마취 연고를 발랐음에도 우리 아이는 이가 빠지고 나니 엉엉 울었다.

울면 안된다고 어르고 달래서 그래도 많이 울지 않았다.

30분 정도 거즈 물고 있다고 침과 피가 고이면 아이에게 삼키라고 이야기 해주셨다.

 

그리고 아이는 치과 가기 전에 빠진 이는 꼭 집으로 다시 가지고 오고 싶다고 이야기 했기에

이를 빼자마자 말씀 드려 따로 이를 챙겨 왔다.

 

어느 정도 진정이 된 후 집에 오는 길에 아이에게 치과 어땠어? 라고 물어보니

아이는

엄지척, 동작으로 자신의 모든 기분과 감정을 설명해 주었다.

 

다행히, 이제 여기서 아이 치과를 다니면 될 것 같아 나도 기뻤다.

 

 


집에 와서 아이가 이를 뺐을 때 왜 울었을까? 에 대한 이야기를 남편과 나누다가,

나는 나의 신체의 일부분을 잃었다는 상실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이야기했는데,

남편은 이를 빼기 전까지의 불안과 걱정이 이를 뺀 후에 울음이 된 것이 아닐까? 라고 이야기 했다.

 

새로운 이를 맞이하기까지

어쩔 수 없이 헌니, 오래된 옛날 이와 이별을 해야 한다.

 

좋은 일인데, 그 과정을 겪는 아이들에게는 참 힘든 일인 것 같다.

우리 딸만 봐도...

 

우리 딸은 시력은 나쁘지만

사실 이는 건강하다.

그냥 타고났다.

그렇게 단 걸 많이 먹었는데도

이를 안 닦고 잤는데도 충치 치료를 지금까지 한 적이 없다.

근데 이 자체가 충치가 잘 생기지 않는 것 같다.

 

우리 아들은 단 것도 많이 안 먹고 이도 저녁에 꼭 닦고 자는데

충치가 많다 ㅋㅋㅋ

그래서 충치 치료도 엄청 했다.

사실 이를 닦긴 하는데 뭐 다른 거 하면서 이 닦는 다고 대충인 건 사실이라 ㅋㅋ

 

딸은 치과 가기 전날 이를 6번 이상 닦는 아이라 ㅋㅋㅋㅋ

진짜 치과 가서 검사하면 충치가 없는게 그저 웃길 뿐이다 ㅋㅋㅋ


이제 앞으로 뺄 이가 많을 텐데,

우리 딸이 그리 힘들지 않게 새로운 이를 맞이할 준비를 잘 할 수 있기를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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