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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끄적끄적

[일기] 축농증

by 행복한쥬이 2024.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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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목이 간지러웠다.

코로나 걸린 이후로 감기가 올 때 항상 목부터 간지러웠다.

그래서 약국에서 인후염(인후통) 스프레이인 '목앤 스프레이'를 만원에 구매했다.

그리고는 계속 뿌렸다.

 

12.24~12.25 인후염 스프레이를 뿌리고 한결 나아졌다.

 

12.26~12.27 아침에 일어나면 목이 쉬고 계속 가래가 목 뒤로 넘어간다. 콧물도 노란색이다.

그래도 낮에는 다시 컨디션이 좋아져서 목은 계속 쉬어있긴 했지만 말을 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12.28 코막힘 증상, 두통, 열은 없음. 목이 쉼.

일반 감기로는 병원을 가지 않고 그냥 따뜻한 물 먹고 인후통 스프레이 먹으면 길게 걸리긴 해도 나았는데, 두통이 오니깐 이거 안되겠다 싶어서 그날 오후 병원에 갔다. 집 근처 내과에 가서 진료를 받았는데 증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시고 일반 감기로는 보통 일반 사람들도 잘 병원에 안 오는데 환자분은 지금 축농증이어서 일반 감기가 아니다... 라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축농증 초기이니 감기약이 아니라 축농증 약 먹으면 좋아질거다라고 하셨다. 축농증 초기 약을 처방해주셨고 이건 잠이 오는 약도 아니고 위장에도 부담되지 않는 약이라고 하시면서 아침, 저녁 2회 먹는 약으로 5일를 받아왔다.

 

12.30 약을 먹고 있는데도 계속 목이 쉬고 가래가 목 뒤로 넘어가고 코는 막히고 노란색 코, 초록색 코가 나오고... 머리도 아프고 ㅜ 가장 힘들었던 건 눈꼽이 계속 끼고 눈에 압이 높아지는 느낌이 들어서 눈을 뜨고 있는 게 힘들었다.

 

12.31 새벽에 일어났다. 목은 계속 아프고 소리는 안나오고.. 아침에 밥을 먹는데 입맛이 없고 냄새가 갑자기 예민해져서 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기운은 없는데 배에서는 계속 꼬르륵 소리가 나고 ㅜㅜ 휴대폰 화면, 컴퓨터 화면을 봐야하는데 눈꼽도 계속 끼고 눈이 아파서 ㅜ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열도 안나는데... 어쩜 이렇게 아플 수 있을까? 혼자 현타가 왔다. 콧물이 부비동에 가득찬 게 축농증(부비동염)이라는데 ㅜㅜ 콧물이 가득 차서 숨쉬기도 힘들고 눈꼽도 자주 끼고, 눈도 아프고, 목도 쉬고... 아 새삼, 코건강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는 시간이었다. 도저히 힘들겠어서.. 약을 먹어도 차도가 없고... 당장 응급실을 가야하나 검색했다가 혹시나 몰라 집근처 이비인후과를 검색하니 1.1일이 휴일이다보니 12.31일 일요일 오전에도 하는 병원이 몇 군데 있었다. 첫 번째 전화한 곳은 9시 오픈인데 9:50분에 전화했더니 이미 진료 마감이라고 ㅜㅜ 그 뒤로 다른 병원을 전화했는데 오늘 오전 진료만 하는데, 70명 받는다고 그런데 지금 50명이 이미 접수했다고 빨리 오셔야 한다고 하면서 오시면 2시간은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우리 애기들 어렸을 때는 갑자기 아프면 주말이라고 하더라도 아동병원 번호표 받아 2시간 대기를 기다리며 진료를 봤는데, 지금은 상황이 바뀌어 내가 아파서 ㅜㅜ 이렇게 될 줄이야...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서 다른 병원을 찾아봤는데 ㅜㅜ 전화 받지 않는 곳이었다. 응급실보다는 이비인후과의 전문의의 진료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에... 남편에게 아이들을 맡겨두고 운전해서 집근처 이비인후과로 갔다. 일단 접수가 마감됐으면 어쩌지하고 조마조마했는데, 내가 또 마지막 접수자가 되었다. 내 뒤로 오시는 분들은 안타깝게도 ㅜㅜ 진료마감이라는 말을 들으시고 돌아가셔야했다 ㅜㅜ 2시간 기다리는 동안 온라인으로 예배를 차안에서 드리고 병원에 사람이 정말 가득 있었기에 애기들 데리고 오시는 분도 있고 성인도 있고 등등, 차안에서 기다리다가 대기 번호를 똑딱 어플로 확인한 후에 병원안에 들어가있었다. 거의 진료 마감시간이 되어가니 그 많던 사람들이 다 나가고 거의 사람이 없었다.

드디어 나의 진료 차례

의사 선생님이 나의 쉰 목소리에 적잖이 놀라신 것 같았다.

축농증이라고 해서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약을 먹었다. 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의사 선생님께서 내 목, 귀, 코 등을 살펴보고 진료해주셨다.

축농증이 맞고 쉰 목소리를 아마 축농증으로 코(가래)가 뒤로 넘어가서 이런 것 같은데 만약 약 먹고도 좋아지지 않으면 성대를 확인하기 위해 내시경으로 확인해야 할 수도 있다고 하셨다. 그리고 절대로 말을 하지 말라고 하셨다. 지금 내 상황이 다리가 부러진 사람이 다리를 계속 사용하는 경우라고 하면서 목이 쉬어있는데 말을 하면 성대가 부딪치면서 소리가 나는데 굉장히 안 좋은 거라고... 하셨다.

열도 36.8도, 그리고 내가 가장 간절히 원했던 코를 빼주셨다. 의사선생님이 아플거라고 놀라지말라고 하셨지만 나는 아프지 않았고 정말정말 시원했다.

이전에 처방 받은 약봉투를 가져가서 보여드렸고, 이 약과는 다른 약을 처방해주실거라고 하셨다. 아마도 이전 병원에서는 정말 축농증 초기라고 생각하시고 정말 가벼운 약을 처방해주신 게 아닐까? 싶다 ㅜㅜ 그래도 내 코랑 귀, 입은 살펴주실 줄 알았는데.. 이전 병원에서는 그 단계는 전혀 거치지 않고 오로지 내 문진에만 의거해서 진료가 끝났다는 사실이 ㅜㅜ 참 아쉬웠다. 약을 제대로 먹었으면 이 고생은 안했을텐데.. 드는 아쉬움이...

그래도 그렇게 진료를 받고 집에 와서 밥 먹고 약 먹으니 정말 살 것 같았다. 오전에는 눈물까지 흘리며 ㅜㅜ 질질짰는데... 정말 다행이다 싶었다.

콜대원 콧물 시럽 약도 같이 처방해주셨다. 약사 선생님이 이 약이 정말 졸리니깐 조심하라는 이야기도 해주셨다.

 

 

이렇게 12.31일
나는 정말 아프면 괴롭구나...를 다시 느끼며
건강의 중요성!!
체력의 중요성!!
면역력의 중요성!!
을 깨달았다.

열도 안나는데 이렇게 아파보기는 처음이라..
축농증도 처음이라..

내가 아프기 전에는 코에 콧물(부비동에 콧물)이 가득찬 게
뭐가 그렇게 괴로운 건가? 라고 생각하며
자만했었는데...
아, 내가 아파보니 이건 말도 할 수 없는 고통이었다.

ㅠㅠ

어렸을 때 우리 아이들 코감기에 걸리고
가래가 뒤로도 넘어가고 했었는데
얼마나 괴로웠을지...
갑자기 생각이 들었다.

하...
축농증 수술이 있는 이유도
왜 축농증에 걸리면 집중력도 낮아지는지...
이게 몸이 참 괴로워지는 병이라는 걸... ㅜㅜ

다들 아프지 마시고! 건강하시길!

2024년에는 더욱더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가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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