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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끄적끄적

급작스런 복통, 그리고 구급차로 이송

by 행복한쥬이 2023.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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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컨디션이 계속 좋지 않았다.

식도염 증상이 심해 목에 음식이나 물이 넘어가도 이물감으로 인해 크게 불편을 느끼고 있었고

오늘 아침엔 갑자기 통증도 느껴져서 자다가 깼고, 너무 힘들다고 하였다.

어제 사 둔 죽을 데워 아침을 차리고 있었다. 남편이 식탁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배가 아프다며 울면서 바닥으로 쓰러졌다. 오른쪽 아랫배를 움켜 잡고는 뒹굴었다. 순간 당황했지만 내가 당황하면 지켜보는 아이들도 더 당황할 것 같고, 오른쪽 아랫배가 아프다는 것이 맹장염인가? 맹장이 터졌나? 싶었다. 일단 바로 119에 전화를 해서 위치와 증상을 말씀드렸다. 7분 정도 지난 뒤 구급대원이 도착했다. 병원에 가야하므로 아이들도 옷을 갈아 입고 마스크를 다 착용하고 휴대폰과 지갑, 신분증을 급하게 챙겨 가방에 넣었다. 오셔서 체온, 혈압을 재시고 배 주위를 눌러보시고 먹는 약과 지병이 있는 지 등을 확인하셨다. 우리 큰 아이 어렸을 때 열경련, 치즈 알레르기로 온몸 발진 등의 이유로 119를 불러 구급차를 타보고 만 8년만이었다. 구급대원분은 가까운 병원에 전화를 걸어 응급실 자리가 있는지 확인을 하셨고 그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병원에 누워서도 아프다며 계속 뒹구는 남편... 수액과 진통제를 넣었다. 그리고 의사 선생님의 진찰이 있었다. 배를 눌러 보시고 이것저것 물어보셨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요로 결석이 의심된다고 하셨다. 거의 100% 요로 결석 같지만 정확한 건 소변 검사를 해야 하니, 소변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보자고 하셨다. 찾아보니 맹장염과 요로 결석이 비슷한 위치의 통증이라 헷갈리기 쉽다고 하더라.. 그런데 통증의 수치가 요로 결석이 인간이 느끼는 고통 3위 수준이라고 하니, 또 어떤 글에서는 맹장염은 두 발로 택시를 타서 병원에 가지만 요로 결석은 네 발로 기어서 구급차에 실려 가는 통증이라는... 웃픈 이야기가...

남편이 식도염 증상으로 먹는 것도 시원치 않고 물도 많이 마시지 않았다고 한다. 더운 여름 땀은 흘리고 물을 마시지 않으면 소변 배출이 잘 안되는데 이게 농축이 되면서 결석이 생긴다고 한다. 남편은 원래 물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데, 여보 하루에 1.5L에서 2L 는 마셔야 한다고 내가 이야기를 했고 그래서 조금씩 더 마시려고 했는데, 이번에 식도염 증상으로 거의 입에 대지 않았다고 한다. 몸에 오한든 것 마냥 몸살 기가 있고 영 컨디션이 회복이 안돼서 이상하다고 여기고 있었는데, 요로 결석이었나보다. 다시 돌아보니 그 증상이 금요일 저녁에 산책하면서 아침에 느꼈던 통증이 있었는데,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다고 한다...

 

1시간 정도 응급실에서 대기를 했다. 소변은 나오지 않았다. 처음 든 진통제가 잘 들지 않았는지 맞아도 아파했고 30분 뒤에 다른 진통제를 하나 더 넣어주셨다. 남편이 너무 힘들어하니 의사 선생님께서 피 검사 수치가 나왔는데 염증수치가 정상인의 5배이고, 증상이 요로 결석을 보이고 있으니 소변 기다리지 말고 그냥 복부CT 를 찍어보자고 하셨다. 조영제 안 넣고 1장, 넣고 1장.

 

CT 결과 복부 요도관에 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응급실이 당장 응급실에서는 할 수 있는 처치가 통증 조절 밖에 없고 비뇨기과로 가서 내일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하셨다.

 

고민을 하다가 일단 약을 처방받아 귀가하기로 했다. 그런데 마지막 가기 전 소변을 보고 소변 검사 결과를 들었는데, 높은 염증수치가 요로감염이라고 생각했는데, 소변에서는 염증이 없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왜 염증 수치가 높은지 확인은 해보시라고 하셨다. 

 

집에 가는 길에 집 근처 비뇨기과를 남편이 보고 다음에 또 아프면 바로 저기로 가야지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내가 예배를 드리러 다녀온 사이 남편이 요로 결석 검색을 했고 아까 보았던 그 비뇨기과가 24시간 매일 진료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전 응급실 병원에서 피검사, 소변검사, 씨티 자료를 다시 받아 그 병원에 갔고 체외충격술? 이라고 해서 돌을 깨는 시술을 받고 남편은 돌아왔다. 진료 비용이 46만원 나왔다고 한다.

 

응급실에서도 37만원이 나왔고 환자 부담금인 19만원 좀 넘었다.

 

정말 이런 상황에서 진짜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은 정말 잘 갖추어졌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응급실에 대기하는 동안 낭만닥터 김사부3에 빠져있어 그랬는지 왠지 낯설지 않은 응급실 분위기였다. 정말 다양한 환자들이 내원을 했고 응급실 베드가 다 채워져 구급차를 타고 온 응급환자를 돌려보내는 일까지 보았다. ㅠㅠ 의사 선생님께서 환자 분들 처치를 할 때 제 가족이라고 생각하며 제 가족에게도 안할 처치는 하지 않는다며 설득하는 이야기도...

참 가까이서 보니 정말 많이 고생하시는구나.. 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응급실에 머무는 동안 코로나 확진 환자 2명도 보고 아직 코로나가 사라진 건 아니었지 새삼 느꼈다.

 

글을 쓰고 있는 동안 정말 많은 하품을 하고 있다.

갑작스런 일에 많이 당황했던 하루...

지금 남편도 지쳐서 잠을 자고 있다.

 

부디 안에서 잘 쪼개진 돌들이 소변으로 잘 방출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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