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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끄적끄적

맞벌이를 하며 아이를 키우는 일.

by 행복한쥬이 2023.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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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 학원을 보내는 동안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학원차를 타지 못하는 일.

그 일이 바로 어제 있었다.

우리 가정은 맞벌이라 아이들 하교 후 퇴근할 때까지의 스케쥴을 짜기 위해 2월 내내 고민했다.

다행히 엄청난 경쟁률의 방과후 수강도 성공리에 마쳤고 학원을 등록하며 점점 준비가 완성되어갔다.

 

방학 때는 좀 더 여유로웠던 스케쥴이 확실히 학기가 시작되니, 또 큰 아이는 작년과는 다르게 3학년이 되면서 6교시가 생기니... 시간이 빡빡했다.

 

그래도 꾸역꾸역 잘 해나가고 있었는데...

 

어제는 아들이 6교시를 하고 끝나자마자 피아노 학원에 가고 또 끝나자마자 영어 학원에 가야하는 거의 여유 시간이 없는 스케쥴이었다. 그런데 어제 피아노 학원에서 이론을 하는데 이론이 조금 어려워서 예상 시간보다 더 늦게 끝나버렸다. 끝나는 시간이 4시, 학원 차를 타는 시간은 4시 2분, 집으로 이동해서 영어 학원 책 챙겨 내려가는 시간, 최소 15분 ㅠㅠ

사실 이건 가능하지 않은 스케쥴이었다.

하지만 아들은 사력을 다해 열심히 움직였다... 하지만 계속 걸려오는 학원차 도우미 선생님..

"10분 이상이나 기다렸으니,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가 될 것 같아요. 가겠습니다." 라고 연락오셨다.

 

조금만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했는데, 그 시간이 어느새 10분이나 되었으니...

그 선생님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지만 뭔가 감정적으로 굉장히 서운하게 들렸다.

아들이 열심히 달려서 영어 학원차를 가려고 했을 모습에 마음이 아팠던 것 같다...

 

아들에게 전화를 했다.

"아들, 영어 학원차가 10분을 기다려서 더는 못 기다릴 것 같다고 해서 방금 갔어. 어디쯤이야?"

"엄마, 이제 거의 다 왔어."

"영어 학원차 보여?"

".. 아니.."

"고생했어. 아들. 집으로 가면 될 것 같아, 네 탓이 아니고 엄마가 스케쥴 계산을 잘못 했어. 학원 시간을 좀 조정해야겠다."

"알았어. 엄마, 이따봐."

 

아들이 얼마나 힘들게 달렸을지..

애초에 타지 못할 계산이었다면 그냥 학원차를 먼저 보내고 오늘 쉴 걸 그랬나보다.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사실 학원 입장에서도 많은 배려를 했는데... 이래저래 서로 미안해지는 상황이 되었으니..

학원에서 연락이 왔다. 스케쥴을 좀 조정해서 시간 내에 탈 수 있게 해달라고...

 

내가 태워다 줄 수도 없으니 결국 그냥 학원은 빠졌다.

뭔가 허무하고 허탈해서 감정을 추스리기가 어려웠다...

 

퇴근 후 아들을 만났다.

"아들, 네가 오늘 학원을 못 가게 된 일이 엄마의 마음이 굉장히 불편하고 속상하고 화도 난다. 엄마에게 필요한 말씀이 뭐가 있을까?"

라고 했더니 

아들이

"엄마, 시편 119편 11절 내가 주께 범죄하지 아니하려 하여 주의 말씀을 내 마음에 두었나이다. 이 말씀."

아하, 나는 그 순간 웃음과 동시에 계속 119편 11절 말씀을 외우며, 맞아, 범죄하지 아니하려 하여 주의 말씀을 내 마음에 두어야지! 아멘아멘 하면 읖조렸다.

그리고는 또 아들이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는 줄을 네가 알게 하려 하심이니라. 신명기 8절 3절 말씀. 엄마 이 말씀도 있어."

라고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그 순간 불편했던 감정이 사라지며 사실 내 마음에 미움도 들고 원망도 들고 복잡했는데.. 평안해졌다.

 

아 이게 말씀을 삶에 적용하는 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다함께 말씀을 암송하기로 잘했다. 는 생각이 들어 기쁘고 감사했다.

 

우리 가족은 올해 온 가족이 매주 한 구절씩 말씀을 암송하고 있다.

주일 오후 예배를 마치고 온 가족이 모여 그 때 당시에만 외우는 말씀 같아서, 이게 진정 맞나? 또 외우고 확인하면서 싸우기도 하고 불편한 감정이 오가기도 하면서 의지를 갖기가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지만 꼭 말씀을 외워야 하는 이유를 다시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요즘 왜 이렇게 마음이 번잡한지 모르겠다.

이사를 하고 아이들 학교에 적응하고 학원 스케쥴을 짰는데...

아직 한 달도 다니지 않은 학원인데 왜 이렇게 내 마음이 밀물썰물같은지...

남편은 한 달은 그래도 지켜봐야 하지 않냐며 이야기를 하는데, 사실 맞지. 머리로는 알겠는데, 마음이 동의가 안되나보다 ㅜㅜ

 

아들 콩쿨도 열심히 준비중인데..

생각보다 난이도가 높은 지정곡에 어떻게 갈피를 잡아야 할 지 모르겠다.

아들은 이번 콩쿨에서 큰 성과가 없더라도 피아노 콩쿨 대회란 대회는 다 나갈 생각이라고 하는데...

참 대단한 포부다!

부디 자신감만 잃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한 번씩 학교나 학원 가기 싫다고 이야기하는 우리 딸내미..

초등학교 1학년이나 그런가보다 싶다가도 괜히 걱정이 되는, 첫째가 이미 지나온 길인데도 왜 이렇게 다른 건지 난 아직도 서툰 엄마인 것만 같다.

 

그래도 엄마가 최고야. 엄마랑 행복하게 살거야. 엄마 사랑해요. 라고 이야기해주는 우리 귀염둥이들이 있어 감사하다. ^^

 

글로 정리하고 나니 마음이 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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