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이 된 딸은 첫 날 40도가 넘는 고열로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물 마저도 토해버리는 딸을 두고 집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해열제는 보통 4-6시간 간격으로 먹여야 하는데 그 시간이 도달하기도 전에 다시 고열로 치솟는 상황이었다.
급하게 119에 전화를 걸어 코로나19 확진자가 갈 수 있는 응급실을 알아보았고 남편과 딸은 그렇게 급히 병원으로 향했다.
그 새벽 원래는 해열주사만 맞히려고 했던 의료진도 딸의 상황이 안 좋아보였는지 수액을 맞아야겠다고 했단다. 그래서 수액을 맞았는데 처음 수액 한 통을 맞고도 38도 대의 열이라 결국 하나 더 맞았다고 한다. 그래서 37도 대로 내려온 상황에서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남편에게 응급실로 가기 전 비용이 많이 나올 듯 하니 실비보험 청구에 필요한 서류들을 미리 알려주었다. 보통 진료비 계산서 영수증과 진료비 세부내역서가 필요한대 이건 보험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자신이 가입한 보험을 확인하고 필요한 서류를 떼와야 한다.
그 다음날 진료비 영수증과 세부내역서를 확인한 나는 깜짝 놀랬다.
응급실 비용이 무려 30만원이 넘는 것이었다. 다행히도 실 지불 금액은 4만원이 넘는 돈이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내역서를 확인해보니 코로나19 환자였기에 코로나 19로 인한 응급실 1인 격리병상이 모두다 공단부담금에서 지원이 되었고 그 외 많은 항목들의 금액이 공단부담금으로 처리가 되었고 나머지 금액만 본인부담금으로 해서 총액의 1/7의 돈만 결제하고 나올 수 있었다.
새삼 건강보험공단제도가 있는 우리나라에 살고 있음에 감사하며
예전에 내가 잠깐 뉴욕에서 지낼 때 그 때 앰뷸런스, 구급차를 한번 타기만 해도 우리나라 돈으로 100만원이 든다. 고 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아픈 것도 서롭고 힘이 드는데 치료하는데 비용마저 부담이 된다면 참 너무나도 비극적이다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역시 의료기술이며 의료시설이며 의료제도며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최고최고 라고 또 한번 생각하게 되는 사건이었다. 아이들이 어릴 때 정말 응급실을 자주 갔다. 열은 꼭 그렇게 새벽에 오르고 잘 떨어지지도 않고...
그래도 의료진들 덕분에 응급실에서 무사히 고비를 넘기고 집에 돌아올 수 있었던 그 날들을 떠올려보니 정말 감사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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