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이어서...
추석 명절 '우리말 겨루기' 라는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그 때 나왔던 문제 중에 하나였다.
문제:
소귀에 경 읽기 vs 쇠귀에 경 읽기
무엇이 옳은 문장일까?
뜻이야 대충 아무리 말해도 이해를 못하는 사람이나 상황을 보고 비유해서 이르는 말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게 '소귀' 가 맞는지? '쇠귀' 가 맞는지? 분명 '소의 귀' 인데... 무엇이 맞는 것인지 헷갈렸다.
그래도 나는 '소의 귀' 니깐 당연히 '소귀' 를 선택하고 기다렸다.
나의 선택은...
또 틀려버렸다.
정답은 위의 그림에서처럼 '쇠귀에 경 읽기' 였다.
왜? '쇠귀' 일까?
궁금했다. '소의 귀' 를 줄여서 '소귀' 일 줄 알았는데,
그러면서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럼 '소고기' 랑 '쇠고기' 중에서 뭐가 맞는거지? 이제까지는 그냥 상관없이 사용했는데 ...
우리말 왜 이렇게 복잡한거지 ㅠㅠ
일단 '쇠귀에 경 읽기' 부터 정리하자.
띄어쓰기를 보면 당연히 쇠 띄고 귀 일 줄 알았는데...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니 '쇠귀' 이렇게 띄어쓰기를 사용하지 않고 쓰고 있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쇠귀' 또는 '소귀' 를 검색하면 '쇠귀에 경 읽기' 라는 검색결과를 찾을 수 있다.
쇠귀에 경 읽기
: 소의 귀에 대고 경을 읽어 봐야 단 한 마디도 알아듣지 못한다는 뜻으로,
아무리 가르치고 일러 주어도 알아듣지 못하거나 효과가 없는 경우를 이르는 말.
=말 귀에 염불, 쇠코에 경 읽기.
출처: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View.do#wordsLink
그리고 '소귀' 로도 검색을 해 보았다.
'소귀=쇠귀' 와 같다고 나와 있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소의 귀=소귀=쇠귀' 이다.
그럼 '쇠귀, 소귀' 그리고 '쇠고기, 소고기' 의 차이는 무엇일까?
결론은 소고기와 쇠고기 둘 다 맞다! 이다.
예전에는 '쇠고기' 라고 하는 것이 맞았다. '쇠' 는 '소의' 를 줄인 말로 소의 몸이나 소가 가지고 있는 것처럼 소에 포함된 것을 이야기할 때는 '쇠' 라는 말을 앞에 붙여서 사용했었다.
예를 들면 쇠꼬리, 쇠뼈, 쇠가죽 등
그런데 사람들이 이와 상관없이 소뿔, 소머리, 소고기 등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되면서
지금은 둘 다 표준어로 인정되어 사용하고 있다.
'쇠' 와 '소' 가 둘 다 표준어로 인정되었다. (복수 표준어)
출처: https://terms.naver.com/entry.naver?cid=58583&docId=3547080&categoryId=58674
정말 그런지 궁금해서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소뼈' 로 검색해보고 '쇠뼈' 로도 검색해보았다.
소뼈=쇠뼈 라고 나와있다.
'쇠꼬리' 와 '소꼬리' 도 검색해보았다.
여기에서도 '쇠꼬리' 와 '소꼬리' 가 동의어임을 알 수 있었다.
★결론!
'쇠'='소의', 소의 몸에 붙어있는 것을 의미할 때는 '쇠' 라고 사용했다. 그래서 속담들도 '쇠' 라고 사용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지금은 '소'='소의' 라고 생각해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게 되어서 이제는 '쇠' 와 '소' 가 복수 표준어가 되었다.
하나 더 기억해야 할 것은 '소달구지' 가 맞을까? '쇠달구지' 가 맞을까?
정답은 바로 '소달구지' 이다. 달구지는 소가 끄는 수레를 의미하기 때문에, '소의 것' 이 아니다. 즉 '소의 몸' 에 붙어 있는 것이 아니므로 '쇠달구지' 가 아니라 '소달구지' 로 사용해야 한다.
헷갈리는 우리말이지만 이렇게 정리하고 나니!
이제는 '쇠', '소' 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옛 속담들은 '쇠' 라는 사실 기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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