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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교육과 육아

영어 학원을 안 간 딸

by 행복한쥬이 2024.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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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아침, 출근 준비와 등교 준비를 동시에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딸에게 

"딸, 영어 학원 숙제는 다 했어?" 라고 물었다.

 

사실 목요일 저녁 모임에 우리 아이들을 데리고 갔고 모임 끝나고 집에 돌아오니 10시가 좀 넘었다.

들어오자마자 숙제를 하라고 했으나... 우리 딸과 아들은 엄마가 약속했던 동영상 보는 시간이라며 동영상을 봤다.

 

딸은 집에 좀 일찍 들어오니 집에 오자마자 온라인 숙제 및 교재 숙제를 포함한 영어 학원 숙제를 하라고 이야기도 했었다.

하지만 하지 못했고...

그렇게 집에 늦게 들어와서도 못했다.

 

어쨌든 아침에 나는 다시 한번 딸에게 확인을 했고 얼른 준비하고 지금이라도 하자, 라고 말을 했다.

 

그랬더니 그 때부터 시작된 우리 딸의 짜증...

1. 엄마 영어 학원 옮기면 안돼? 그 때 그 학원 학교 앞에 학원이 좋던데

엄마: 딸, 거기는 지금 스케쥴이랑 다르고 너 혼자 직접 왔다갔다 해야해

딸: 나 할 수 있는데...

2. 엄마 영어 학원 책은 왜 이렇게 무거워, 가방이 무거워서 들 수가 있어야지

3. 아... 영어 학원 가기 싫은데...

4. 나 영어 학원 책 가지고 안 갈거야...

등등등

이 모든 말들을 갑자기 짜증과 함께 나에게 쏟아부었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물었다.

그럼 너는 엄마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어?

학원에 전화해서 숙제를 못한 이유에 대해 설명을 하면 될까?

딸: 응

엄마 내가 어떻게 말해야 할지 종이에 써줄게 이대로 선생님한테 전화해서 말해줘.

선생님이 왜 못했냐고 물어보면 어떡하지....

 

오죽했으면 이렇게 물어봤을까?

사실 이렇게 하면 안된다는 걸 알지만 물어보았고 염치없지만 학원에 전화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딸에게 엄마가 설명할테니 걱정말고 일단 영어 학원 가자고 이야기했다.

 

그 뒤로 딸의 모든 짜증은 들은체만체 했는데

딸이 어떻게 말해야할지 종이에 써주고 나서 나에게 엄마 연습해봐, 라고 하면서 읽기 연습을 시키는 것이다.

본인이 맞춤법 다 틀리게 써놓고는 나한테 제대로 안 읽었다고

울면서 화내고 나보고 엄마 왜 나한테 화내냐고, 본인이 먼저 나에게 화냈으면서...

아 정말 어서 등교시키고 출근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나를 가르치느라 양말도 못 신어서 엘리베이터도 하나 보내고... ㅜㅜ

겨우 아이들 등교시키고 회사 지각도 면했다.

 

그렇게 아침에 전쟁을 치뤘는데...

아니 영어 학원 차를 타야할 시간에 영어 학원차 기사님께 전화가 오는 것이다.

그 사이에 딸이 나에게 전화를 했지만 일부러 받지 않았다. 어차피 학원 가기 싫다며 이 핑계 저 핑계를 대고 나를 힘들게 할 것이 뻔하기에.. 그냥 무시했는데...

영어 학원차 기사님의 전화를 보자마자 마음이 덜컹했다.

 

"서현이 어머님, 서현이가 영어 학원 차를 타러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이와 연락이 되지 않는데 전화번호가 이게 맞나요?"

전화번호는 잘못 알고 계셨던 것이었고 내가 전화를 걸었다. 이모랑 통화중이라 전화를 받지 못했고 내 동생에게 카톡을 해서 딸과 통화중이냐? 무슨 상황인지 파악했다.

 

사실 그 사이에 영어 학원 선생님이 2시에 출근을 하셔서 그 시간에 맞춰 딸이 적어준 대로 내용 전달을 다 했다.

선생님께서는 딸을 포함해 학생들이 일상생활의 패턴이 바뀌어 숙제를 못해가지고 오는 상황이 생기면 이렇게 되는 경우가 있다. 제가 숙제를 꼼꼼하게 확인하는데 아마 거기에서 부담을 느낀 것 같다. 하지만 모든 아이들에게 똑같이 적용해야 함으로 다음에는 숙제를 꼭 하도록 지도해달라고 당부하셨다. 정말 염치없는 전화라 전화를 끊은 후 현타가 강하게 왔다. 엄마인 나로서 이게 과연 적절한 행동이었을까? 어쨌든 죄송하다며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없도록 숙제 꼭 하도록 지도하겠다. 이야기를 했다. ㅜㅜ

 

그렇게 나의 자존심을 다 버린채 학원에 전화를 해서 상황을 정리했는데, 딸이 영어학원 차를 타야하는데 나타나지 않았다니.. 이게 무슨 일인건지 ㅜㅜ

 

알고 봤더니 진짜 아침에 말한 것처럼 영어 학원 책을 애초에 학교 가방에 넣지 않았고 학교에 가서야 그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본인 말로는 일부러 넣지 않은 건 아니었다고...) 그래서 영어 학원 책을 가지러 학교에서 집으로 이동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전화를 했을 때는 이미 집이었다. 집에서 영어 학원 픽업 장소까지 10분 좀 넘게 걸리는데.. 

아... 깊은 빡침이

말도 못할 분노가 정말 대나무 숲에서 소리를 지르고 싶은 충동이...ㅠㅠㅠ

 

기사님께 상황을 전달했고 그럼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기다려볼테니 아이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 좀 해달라고 해서 그래도 학원 차가 이동할 수 있는 동선에서 아파트 후문으로 나가면 좀 더 빠르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아 딸에게 전화를 걸어 영어 학원 책 챙겼으면 후문으로 가면 영어 학원 차 탈 수 있다. 라고 말을 하니

아.. 후문이 어딘지 모르겠단다 ㅜㅜ

여기서부터 아 작정을 했구나, 영어 학원 안가기로.. 속으로 생각하고는

알겠다. 그럼 오늘 영어 학원 가지마라, 이렇게 말을 하니,

딸: 그럼 엄마, 바로 피아노 학원가? 라고 천진난만하게 나에게 물어봤다 ㅠㅠㅠㅠ

부글부글 끓는 내 속...

 

기사님께 전화해 죄송하다며 ㅜㅜ 딸이 영어 학원 못 갈 것 같다고 전달했고

곧바로 영어 학원에 전화해서도 딸 등원이 어려울 것 같다고 전달했다 ㅠㅠ

 

이런 민폐 민폐 민폐 ㅠㅠㅠ

 

감정을 가라앉혀야 하는데 생각하면 할수록 딸이 너무 발칙했다.

진짜 작정하고 안 가져간건가?

왜 그럴까? 숙제 안 한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하는데 왜 이렇게 핑계를 대고 엄마를 방패 삼아서 회피하려고 할까?

ㅠㅠㅠ 오 주여...

이 소리 밖에 안 나왔다.

 

그리고 어제 저녁 정말 딸과 냉전을 시작했고

오늘은 냉전은 아니지만 나는 그래도 너랑 화해 아직 안 했어! 엄마한테 약속 지키겠다고 적고 거기에 도장 찍자! 이렇게 말을 해 둔 상황이다.

 

딸은 아빠한테 혼나고

나는 딸을 보자마자 이미 마음이 지쳐서 어제 저녁도 굶고

딸이 나에게 무차별 사과 폭격을 하지만 저게 진심인가

어떻게 영어 학원 책을 챙겨가지 않고 작정하고 영어 학원을 안 갈 수 있는지...

 

딸은 영어 학원 책을 챙기지 않은 것도 그 시간에 집을 간 것도 진짜 챙겨서 영어 학원을 가려고 했다는 건데...

처음에는 이모가 영어 학원 책 챙기라고 해서 집에 갔다고 말했는데

또 확인해보니..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내 동생이 그러더라...

아... 정말....

삼자대면 했는데 딸은 꿋꿋이 이모가 그랬다고 말하는데 이 아이를 어쩌면 좋습니까? 주님...

그 생각뿐이었다.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데 이런 딸은 처음이라

우리 아들은 이런 적이 단 한번도 없었는데...

 

진짜 독특하고

많이 자기 중심적이다.

 

늘 나에게 왜 엄마 화난 표정짓고 있어?

또는 왜 나한테만 화를 내는데 엄마가 먼저 사과해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당연히 미성숙하지만

아이가 너무 자신에게 집중되어 있어서 자신의 감정대로만 모든 상황들을 해석하니

안타깝기만 하다....

그래서 관계도 자기 마음대로 휘두르려는 것 같고.. 다만 무서운 사람빼고는...

 

기도 밖에는 답이 없을 것 같다.

 

주님 저에게 딸을 잘 양육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영육간 강건과 체력을 더하여 주소서.

끝까지 인내하게 하소서.

딸이 더 마음을 넓게 가지고 자신, 그리고 타인의 감정을 균형있게 공감할 수 있도록

약속한 것들을 잘 지켜낼 수 있게 하소서.

주님이 딸에게 허락하신 귀한 달란트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사용하게 하소서.

주님 은혜 베풀어주세요.

주님이 아니고서는 할 수 없습니다.

간절히 간구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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