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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교육과 육아

쉼, 쉰다는 것...

by 행복한쥬이 2024.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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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전,

우리 둘째, 딸내미가 열이 5일 동안 났다.

코로나, 독감 검사를 다 했지만 음성... 

월요일부터 시작됐던 열이... 해열제를 먹으면 열이 37도 후반까지 내렸다가 시간이 지나면 또 39도까지 오르는 과정이 반복되었다. 처지지도 않고, 4일 정도 지나니 기침 증상이 시작되긴 했다... 근데 정말 마법같이 딱 5일이 지나고 6일째 토요일에 열이 떨어졌다... 우리 딸은 병원을 정말 무서워하기 때문에 병원을 데려가는 보호자로서, 엄마인 나는 참 곤욕스럽다... 금요일에 열이 하도 안떨어져서 다시 병원에 가서 또 검사를 했는데.. .음성, 열을 내리게 하려고 수액을 맞히기로 했는데... 딸의 강한 거부로... 이미 수액 안에 항생제와 소염제 약을 넣었기에 반품도 안되고 ㅜㅜ 맞지도 않은 수액을 지불하고 나오는 사건까지 ㅠㅠ 그 날 종일 속상했던 내 마음... 누가 알까?

그리고 다음주...

아니 아들이 열이 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미열이었는데 아침에 해열제를 먹이긴 했으나 ㅜㅜ 너무 쳐져하고 힘들어하여 학교를 쉬게 했다.

일찍 퇴근하고 와서 아들을 보니 아들이 아침이랑 다르게 컨디션이 나쁘지 않아보였다.

그리고 내일은 학교에 가자! 라고 말을 했는데...

다음날 아침 열을 재니 37도 후반이었다. 미열이긴 했으나...

그날 생존수영 수업이 있어서 어차피 실기 수업은 참여하지 못할 것 같아서... 참관 수업을 해야하는데...

아이가 컨디션이 막 좋지 않은데... 괜히 친구에게 폐가 되기도 하고 본인한테도 안 좋을 것 같아서... 학교에 가지 말고 쉬라고 하였다. 제발 쉬라고... 쉬라고 하였다...

 

그런데..

우리 아들은 쉬라고 한 엄마의 말을 이렇게 알아들었다.

 

"자유시간"

 

열이 높지도 않고 살짝 미열이었다. 충분히 자연해열할 수 있는 상태였고 컨디션도 사실 나쁘지 않았다.

아침이 지나고 열이 정상 온도로 내려오니...

우리 아들은 동영상 시청과 게임을 멀티로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엄마가 출근을 위해 나가고, 또 저녁에 잠을 자기 전까지 무려 13시간이라는 시간 동안

TV로 동영상 보면서 태블릿으로는 게임을 하고 닌텐도로도 게임을 하는.. 세 가지를 동시에 수행했다.

 

아들, 괜찮겠어?

응, 엄마 나 괜찮아!

 

그 말을 철썩같이 믿었다.

아... 그런데 다음날 아침

아니 갑자기 고열이 나는 우리 아들...

밤새 끙끙 앓더니 ㅜㅜ 열이 나고 있었나보다..

39도를 훌쩍 넘긴 열에 ㅜㅜ 나는 화가 났다.

 

아들, 엄마가 쉬라고 했잖아.

영상 보고 게임하는게 쉬는거야?

 

사실 생각해보면 그 지경이 될 때까지 절제를 시키지 못한 엄마인 '나'의 잘못도 분명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아.. 아이들은 아직 스스로 절제할 수 없구나!

아이를 쉬게 한다고 영상을 보여주고 게임을 시키는 건 오히려 더 피곤하게 하는 것이구나...

 

쉰다는 것의 개념을 아들도 잘못 이해했지만

나 또한 아들이 재미있는 것, 좋아하는 것을 하면 쉰다고 생각했기에

게임과 동영상 시청이 쉼을 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쉰다는 것은 뇌도 신체도 더 이상의 소비가 없게 휴식을 줘야 하는데..

동영상 시청, 게임은 계속 끊임없이 뇌를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 같은 활동을 계속 할수록 피곤이 쌓인다.

 

어린 아이들 텔레비전, 동영상 오래 시청하면 엄청 피곤해 하는 것과 같다.

 

그렇게 나는 또 큰 깨달음을 얻었다.

다시 말하면 나와 아들은 큰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고 아들은 동생처럼 5일을 채워 열이 났다.

그리고 기침이라는 후유증이 남았다...

 

아들에게 이제 쉰다라는 이야기를 했을 때

쉬는 건 그냥 빨리 자는거야. 일찍 자는거야.

아무것도 하지 말고 누워있어. 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 쉼의 개념을 아이도 어른이고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렇게 바쁜 세상이다보니 어느 순간 진짜 쉰다는 것이 무엇인지 잊고 사는 것 같다.

쉰다는 것은 멈추는 것.

하고 있는 것을 멈추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쉼을 잘 못 누리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쉼=멈추는 것을 경험으로 뼈저리게 알게 되었다.

 

육아...

끝이 없는 배움...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한 뼘씩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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