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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우리가 사용하는 말 바로 알기

부딪히다 VS 부딪치다 (무엇이 옳은 표현일까요?), 부딪다

by 행복한쥬이 2021.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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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가 그만 실수로 나무에 부딪쳤다.
길을 걷다가 그만 실수로 나무에 부딪혔다.
부딪치고 나면 정말 아프다.
부딪히고 나면 정말 아프다.

과연 어떤 문장이 옳은 것일까?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사이트에 접속하여 단어를 검색해보았다.

 

1. 부딪히다.

「동사」

1 【…에/에게】【 (…과)】 ((‘…과’가 나타나지 않을 때는 여럿임을 뜻하는 말이 주어로 온다))

무엇과 무엇이 힘 있게 마주 닿게 되거나 마주 대게 되다. 또는 닿게 되거나 대게 되다. ‘부딪다’의 피동사.

  • 정박해 있던 배가 세찬 파도에 부딪혔다.
  • 배가 파도에 쓸려 온 빙산에 부딪혀 가라앉았다.
  • 지나가는 행인에게 부딪혀 뒤로 넘어졌다.
  • 아이는 운동장에 앉아 있다가 달려오는 친구와 부딪혔다.

2 【…에】【 …과】

예상치 못한 일이나 상황 따위에 직면하게 되다. ‘부딪다’의 피동사.

  • 냉혹한 현실에 부딪히다.
  • 경제적 난관에 부딪힌 회사는 결국 문을 닫고 말았다.
  • 어려운 문제와 부딪히면 언제든지 도움을 요청해라.

2. 부딪치다.

「동사」

1

「1」 【…에/에게 (…을)】【(…과)】【(…과) …을】 ((‘…과’가 나타나지 않을 때는 여럿임을 뜻하는 말이 주어로 온다)) ‘부딪다’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

  • 파도가 바위에 부딪쳤다.
  • 모퉁이를 돌다가 팔이 다른 사람에게 부딪쳤다.
  • 한눈을 팔다가 전봇대에 머리를 부딪쳤다.
  • 달걀을 그릇 모서리에 부딪쳐 깼다.
  • 취객 하나가 그에게 몸을 부딪치며 시비를 걸어왔다.
  • 자전거가 빗길에 자동차와 부딪쳤다.
  • 부엌에서는 그릇들이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했다.
  • 골목이 좁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자주 부딪친다.
  • 지나가는 사람과 몸을 부딪치는 바람에 조금 다쳤다.
  • 아이들은 서로의 손바닥을 부딪치며 노래를 불렀다.

「2」 【…에】【…과】 ‘부딪다’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

  • 윤수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며 어떤 예감에 콱 부딪쳤다. “아니 쫓겨오다니! 별안간 그게 웬 소리냐?”≪이기영, 신개지≫
  • 그러나 그에게 부딪친 현실은 봉건적 사상과 낡은 습관과 타락한 금수 철학이 그의 몸을 싸늘하게 결박하고 있지 않은가.≪이기영, 고향≫

2 【(…과)】【 (…과) …을】 ((‘…과’가 나타나지 않을 때는 여럿임을 뜻하는 말이 주어로 온다))

눈길이나 시선 따위가 마주치다.

  • 김 과장은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사장과 눈길을 부딪치기를 꺼려 했다.
  • 그 젊은 남녀는 시선을 부딪치며 사랑을 속삭이고 있었다.
  • 그 두 사람은 사이가 좋지 않아서 눈길을 부딪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3 【(…과)】 ((‘…과’가 나타나지 않을 때는 여럿임을 뜻하는 말이 주어로 온다))

「1」 뜻하지 않게 어떤 사람을 만나다.

  • 나는 학교 정문에서 그와 부딪쳤다.
  • 그들은 헤어진 지 10년 만에 종로에서 부딪쳤다.

「2」 의견이나 생각의 차이로 다른 사람과 대립하는 관계에 놓이다.

  • 형은 진학 문제로 부모님과 부딪치고는 집을 나가 버렸다.
  • 그 부부는 사사건건 부딪치더니 결국 이혼하고 말았다.

「3」 일이나 업무 관계에 있는 사람을 문제 해결을 위하여 만나다.

  • 피해자와 직접 부딪치지 말고 보호자와 만나 봐라.
  • 이 문제는 당사자들끼리 부딪쳐야만 해결이 날 것 같다.

 

두 단어 모두 "부딪다"에서 시작된 단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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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부딪다.

「동사」

1 【…에/에게 (…을)】【 (…과)】【 (…과) …을】 ((‘…과’가 나타나지 않을 때는 여럿임을 뜻하는 말이 주어로 온다))

무엇과 무엇이 힘 있게 마주 닿거나 마주 대다. 또는 닿거나 대게 하다.

  • 뱃전에 부딪는 잔물결 소리.
  • 바위에 도끼날 부딪는 소리와 함께 불이 번쩍 났다.
  • 그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부딪는 바람에 들고 있던 컵을 놓치고 말았다.
  • 물소리에 섞여 간간이 연장 끝이 돌멩이에 부딪고 땅에 끌리는 소리가 날카롭게 울렸다.≪윤흥길, 묵시의 바다≫
  • 아이는 책상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자 울음을 터뜨렸다.
  • 모르는 사람이 나에게 몸을 부딪어 왔다.
  • 아이가 모퉁이에서 자전거와 부딪고는 나가동그라졌다.
  • 공을 잡으려던 선수들이 부딪어 경기가 중단되었다.
  • 두 대의 자동차가 정면으로 부딪는 장면은 매우 끔찍하였다.
  • 그 수비수는 공격수와 다리를 부딪는 바람에 부상을 입게 되었다.
  • 두 아이가 서로 이마를 부딪으며 장난을 하고 있다.

2 【…에】【 …과】

예상치 못한 일이나 상황 따위에 직면하다.

  • 수술을 해야 한다는 상황에 부딪게 되었다. 수술 후 회복의 여부는 무엇보다도 환자의 오랜 혼수상태에서 오는 체력 감퇴로 하여….≪황순원, 신들의 주사위≫
  • 아무도 중재해 줄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그런 시어머니의 까닭 모를 분노와 부딪게 되고 보니 한층 어찌할 바를 몰랐다.≪이문열, 영웅시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korean.go.kr)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stdict.korean.go.kr

여기서 정리!
[부딪다]를 강조하여 능동의 표현으로 썼다면 [부딪치다!]
[부딪다]를 피동의 표현으로 썼다면 [부딪히다!]가 된다.

 

 

국립국어원 온라인 가나다의 질문을 보면 좀 더 이해가 쉬울 것 같다.

네이버 국어사전 (naver.com)

 

네이버 국어사전

3개의 한국어 대사전 (표준국어대사전, 고려대한국어대사전, 우리말샘), 상세검색, 맞춤법, 보조사전

ko.dict.naver.com

 

질문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가 멀리서 들립니다.에서 바위는 가만히 있는 것이고 파도가 가서 바위에 부딪은 것인데, '부딪치는'이 맞는 게 아닌가요? 한편으로는 파도도 자력이 아닌 바람의 힘에 의해 가는 것이므로, 피동으로 하여 '부딪히는'이 맞을 수도 있다고 보기는 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게 맞는 것인가요? 둘 중에 어느 문장이 맞는 문장인지 궁금합니다.

 

답변

제시하신 두 문장은 모두 쓸 수 있습니다. '부딪다'를 강조하여 이르는 '부딪치다'는 능동사이고, '부딪히다'는 '부딪다'의 피동사입니다. 이에 따라 '부딪치다'가 쓰이는 문맥에서는 '파도'의 행위를 '능동, 의도적(=그렇게 하다), 주체 스스로(다른 힘에 의한 것이 아닌), 움직이거나 작용한 현상 그대로' 등으로 해석할 수 있는 뜻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반면 '부딪히다'가 쓰이는 문맥에서는 '파도'의 행위가 '피동, 비의도적(=당하다/결과적으로 그렇게 되다), 다른 힘에 의해, 다른 힘에 의하여 움직이게 된 현상' 등으로 해석할 수 있는 뜻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관련단어 부딪히다 부딪다 부딪치다

 

그러면 이 글의 처음에 적었던 문장을 다시 가져와보겠다.

1-1 길을 걷다가 그만 실수로 나무에 부딪쳤다.
1-2 길을 걷다가 그만 실수로 나무에 부딪혔다.
2-1 부딪치고 나면 정말 아프다.
2-2 부딪히고 나면 정말 아프다.

1번 문장을 살펴보자.

만약 1-1의 부딪치다를 사용하려면 능동의 의미로 내가 나무에 부딪쳤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문장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1-2의 부딪히다를 사용하려면 피동의 의미로 나무로 인해서 나무가 움직여서 나에게 다가와 부딪혔다를 강조한 문장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설명하는 것이 맞는 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2번 문장을 살펴보자.

2-1, 2-2 에서 사용한 부딪치다와 부딪히다 둘 다 사용해도 문제가 없는 문장이 되었다.

 

그럼 정리!
1번 문장에서는 1-1이 바른 문장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길을 걷다가 그만 실수로 나무에 부딪쳤다. 내가 나무에 가서 부딪친 것이 맞기 때문에.
2번 문장에서는 부딪치다, 부딪히다 둘 다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

글로 정리하기 전에는 부딪히다, 부딪치다 둘 중에 하나는 잘못 알고 있는 단어라고 생각했는데,

둘 다 부딪다의 피동, 능동의 표현이었다니, 놀라웠다. ^^

우리말 복잡하기는 해도, 알면 알수록 매력이 넘치는 것 같다. 그래도 제대로 바르게 사용하려면

한국인인 나도 열심히 공부를 해야하는 것 같다. ^^

오늘도 지식더하기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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