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나에게 물었다.
"여보, 숫자를 세다와 숫자를 새다 중 무엇이 옳은 표현인지 알아요?"
그래서 나는 대답했다.
"여보, 당연히, 숫자를 세다가 옳은 표현이죠."
그러자 남편은 이렇게 대답했다.
"오, 여보는 제대로 알고 있었네요. 숫자를 세다, 새다, 발음이 비슷해서 헷갈려하는 사람들도 많더라구요..."
그렇다. 지난번에 살펴보았던 금세와 금새처럼, 세다와 새다 이 두 단어또한 발음이 비슷해서
어쩌면 사람들이 많이 헷갈려하며, 바르지 않게 사용하지 않고 있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시간에는 "세다"와 "새다"를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세다" 를 살펴보자.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사이트에 접속하여 "세다"를 검색해보았다.
"세다"는 총 4가지의 뜻이 나와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뜻은 세우다의 사동사의 개념으로 나온 "세다"이기 때문에 굳이 여기서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첫 번째, 세다
「동사」
「1」 머리카락이나 수염 따위의 털이 희어지다.
- 머리가 허옇게 세다.
「2」 얼굴의 핏기가 없어지다.
- 배는 곯고 젊은 애가 얼굴은 세었어도 희망에 찬 눈찌로 히죽 웃는다.≪염상섭, 취우≫
두 번째, 세다
「동사」
【…을】 사물의 수효를 헤아리거나 꼽다.
- 돈을 세다.
- 참석자의 수를 세다.
- 열을 셀 때까지 대답하지 않으면 더 이상 기회가 없다.
세 번째, 세다
「형용사」
「1」 힘이 많다.
- 기운이 세다.
- 주먹이 세다.
- 문을 세게 닫다.
「비슷한말」 강하다(強하다)
「2」 행동하거나 밀고 나가는 기세 따위가 강하다.
- 고집이 세다.
- 대가 세다.
- 뚝심이 세다.
「3」 물, 불, 바람 따위의 기세가 크거나 빠르다.
- 물살이 세다.
- 불길이 세다.
- 오늘은 바람이 세게 부니 옷을 껴입고 나가거라.
「4」 능력이나 수준 따위의 정도가 높거나 심하다.
- 술이 세다.
- 경쟁률이 세다.
- 바둑이 세다.
「5」 사물의 감촉이 딱딱하고 뻣뻣하다.
- 맛으로 치자면 오히려 가시가 세고 별맛 없는 붕어보다 메기며 쏘가리, 피라미 따위가 더 고소하고 달다.≪황순원, 신들의 주사위≫
「6」 운수나 터 따위가 나쁘다.
- 팔자가 세다.
- 집터가 세다.
「7」 물에 광물질 따위가 많이 섞여 있다.
- 물이 세어서 빨래를 해도 때가 잘 지지 않는다.
이제 "새다"를 살펴보자.
"새다"의 뜻은 총 3가지가 나왔다.
첫 번재, 새다
「동사」
1 【…에서】【 …으로】【 …에/에게】
「1」 기체, 액체 따위가 틈이나 구멍으로 조금씩 빠져 나가거나 나오다.
- 지붕에서 비가 샌다.
- 자루에서 쌀이 샌다.
- 물통에서 물이 샌다.
「2」 빛이 물체의 틈이나 구멍을 통해 나거나 들다.
- 작은 방에서 불빛이 새 나왔다.
- 창문에서 빛이 새지 않도록 커튼을 쳤다.
- 마루로 새는 불빛이 신경 쓰였다.
「3」 어떤 소리가 일정 범위에서 빠져나가거나 바깥으로 소리가 들리다.
- 유리가 깨어진 틈에서 두런거리는 소리가 새었다.
- 바로 옆방에서 시끄러운 노랫소리가 새어 나온다.
- 아버님이 계신 방으로 소리가 새지 않도록 조그맣게 이야기를 했다.
「4」 돈이나 재산 따위가 일정한 양에서 조금씩 부족해지거나 주인이 모르는 사이에 다른 데로 나가는 상태가 되다.
- 이상하게도 지갑에서 돈이 자꾸 샌다.
- 회사 공금이 외부로 새기 때문에 회사 경영이 엉망이다.
- 재산이 자꾸 쓸데없는 곳에 새는 것만 막으면 부자가 될 수 있다.
「5」 비밀, 정보 따위가 보안이 유지되지 못하거나 몰래 밖으로 알려지다.
- 이 기밀은 기획실에서 새어 나왔다.
- 아무래도 총무실에서 정보가 새는 것 같다.
- 군사 기밀이 외부로 샌다.
2 【…으로】
「1」 모임, 대열, 집단 따위에서 슬그머니 빠지거나 다른 곳으로 나가다.
- 그는 모임에서 슬그머니 딴 데로 샜다.
- 그 모임은 회원들이 다른 곳으로 많이 새 나가서 거의 해체 지경에 이르렀다.
- 병력이 딴 데로 새지 않도록 관리를 철저히 하시오.
「2」 대화, 토론, 발표 따위가 주된 화제에서 벗어나거나 다른 주제로 바뀌어 버리다.
- 그들은 항상 이야기가 이상한 쪽으로 새곤 하였다.
- 이상하게도 자꾸 토론이 엉뚱한 곳으로 샌다.
「3」 원래 가야 할 곳으로 가지 아니하고 딴 데로 가다.
- 동생은 학교에 안 가고 딴 곳으로 새 버렸다.
- 얘가 심부름은 팽개치고 어디로 샜는지 모르겠구나.
두 번째, 새다
「동사」
날이 밝아 오다.
- 어느덧 날이 새는지 창문이 뿌옇게 밝아 온다.
- 그날 밤이 새도록, 그는 흥분이 되어서 자기의 과거를 일일이 다 이야기하였습니다.≪김동인, 광염 소나타≫
세 번째, 새다
「동사」
→ 새우다.
※ ‘새다’는 목적어를 취하지 않는 자동사이므로 ‘밤을 새다’는 잘못이다. ‘밤을 새우다’가 옳다.
↑오, 이 사실은 굉장히 내가 잘못쓰고 있던 표현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밤을 새다"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밤을 새우다"라고 표현해야하는구나! 덤으로 알게 되었다.
<출처: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서두에 이야기했던 남편이 나에게 물었던
숫자를 세다와 숫자를 새다 중에서 옳은 표현은 당연히 숫자를 세다가 맞았다.
그리고 그 의미는 두 번째, 세다 의 의미와 같았다.
「동사」
【…을】 사물의 수효를 헤아리거나 꼽다.
- 돈을 세다.
- 참석자의 수를 세다.
- 열을 셀 때까지 대답하지 않으면 더 이상 기회가 없다.
그럼 제대로 알았는지 문제를 풀어보자.
1번 나의 머리카락이 하얗게 세다.
2번 내 고집은 너보다 세다.
3번 어느새 날이 셌다.
4번 비가 많이 오더니, 지붕에서 비가 샌다.
여기서 잘못된 표현은 몇 번일까?
정답은 3번 어느새 날이 셌다. 이 표현은 어느새 날이 샜다. 라고 바꾸어 사용해야한다.
그럼 이제, 새다와 셌다를 언제 사용해야하는지 이해가 되었을까?
실수하지 말고 이제 뜻을 제대로 파악해서 옳게 사용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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