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항은 제8항~제10항에서 제시한 모음 변화에 속하지 않는 예들을 보인 조항이다. 변화된 발음이 굳어진 경우 그것을 표준으로 삼는다는 원칙은 동일하게 적용된다.
① ‘-구려’와 ‘-구료’는 미묘한 의미 차가 있는 듯도 하나 언중이 분명히 의식할 수 없으므로 ‘-구려’ 쪽만 살린 것이다. ② 원래 ‘깍정이’였던 말이 ‘ㅣ’ 역행 동화를 겪으면 ‘깍젱이’가 되어야 하는데, 언어 현실에서 ‘ㅐ’와 ‘ㅔ’가 발음으로 뚜렷이 구별되지 않고 표기상 ‘ㅐ’를 선호한다는 점에 근거하여 표준어를 ‘깍쟁이’로 정하였다. 그럼으로써 이는 ‘ㅣ’ 역행 동화와는 직접 관련이 없어진 표준어가 되어 제9항의 예외로 다루지 않고 여기에서 다루게 된 것이다. 그러나 밤나무, 떡갈나무 따위의 열매를 싸고 있는 술잔 모양의 받침을 뜻하는 ‘깍정이’는 원래의 말을 그대로 두었다. ③ ‘나무래다, 바래다’는 방언으로 해석하여 ‘나무라다, 바라다’를 표준어로 삼았다. 그런데 근래 ‘바라다’에서 파생된 명사 ‘바람’을 ‘바램’으로 잘못 쓰는 경향이 있다. ‘바람[風]’과의 혼동을 피하려는 심리 때문인 듯하다. 그러나 동사가 ‘바라다’인 이상 그로부터 파생된 명사가 ‘바램’이 될 수는 없어 비고에서 이를 명기하였다. ‘바라다’의 활용형으로, ‘바랬다, 바래요’는 비표준형이고 ‘바랐다, 바라요’가 표준형이 된다. ‘나무랐다, 나무라요’도 ‘나무랬다, 나무래요’를 취하지 않는다. ④ ‘미시/미수, 상치/상추’ 역시 발음의 변화에 따라 ‘미수, 상추’가 현실 발음으로 더 널리 쓰이고 있으므로 ‘미시, 상치’로 쓰지 않는다. 종(種)이 다른 두 동물 사이에서 난 새끼를 말하는 ‘튀기’는 원래 ‘트기’였으나 발음이 변하여 ‘튀기’가 되었고 이 말이 널리 쓰이므로 표준어로 삼았다. ⑤ ‘주책(←주착, 主着)’은 한자어 형태를 버리고 변한 형태를 취한 것이다. 그런데 ‘주착’이 원래 일정하게 자리 잡힌 주장이나 판단력이라는 뜻이었으므로 ‘주책없다’가 표준어이고 ‘주책이다’는 비표준형이었으나, ‘주책’의 의미로서 ‘일정한 줏대가 없이 되는대로 하는 짓’을 인정함에 따라 2016년에는 ‘주책없다’와 같은 의미로 쓰이는 ‘주책이다’를 표준형으로 인정하였다. ⑥ ‘지루하다(←지리하다, 支離--)’ 역시 한자어 어원의 형태를 버리고 변한 형태를 취한 것이다. 그러나 ‘지리멸렬(支離滅裂)’에서는 ‘지리’가 유지되고 있다. ⑦ ‘시러베아들(←실업의아들), 허드레(←허드래), 호루라기(←호루루기)’ 역시 변화된 후의 현실 발음을 반영한 표준어이다.
한국어 표준어 규정을 찾아보니 제2장 제2절 제11항에 '상추' 와 '상치' 에 관한 내용이 나와있었다.
표준어 규정 제2장 제2절 제11항 다음 단어에서는 모음의 발음 변화를 인정하여, 발음이 바뀌어 굳어진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ㄱ을 표준어로 삼고, ㄴ을 버림.)
찾아보니 예전에 우리말바로쓰기 캠페인에서 항상 "상추(X)·상치(O)"강조되었다. 그래서 아직도 '상치'를 바른 표현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고 한다.
'상치' 를 발음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되었고 '상치' 보다 '상추' 가 더 많이 쓰이게 되면서 표준어였던 '상치' 가 1988년 이후에는 표준어가 아니게 되었다. '상추' 가 표준어이다.
『식물』국화과의 한해살이풀 또는 두해살이풀. 높이는 1미터 정도이며, 경엽은 어긋나고 근생엽은 큰 타원형이다. 초여름에 연누런빛 꽃이 원추(圓錐) 화서로 피고 열매는 작은 수과(瘦果)를 맺는다. 잎은 쌈을 싸서 먹는다. 유럽이 원산지로 전 세계에 분포한다. ≒거와,와거.(Lactuca sativa)
'상치' 가 '상추' 의 어디 사투리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지금 세대들은 전혀 헷갈리지 않을 단어같은데, 어르신들은 예전에 우리말바로쓰기 캠페인을 통해 '상치' 가 표준어라는 것이 귀에 박혀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상추' 를 표준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상치' 가 표준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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