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아이의 장난감을 버린다는 건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다.
남편은 나에게 이미 연령이 지난 장난감을 왜 아직도 가지고 있냐며 핀잔을 줄 때가 있지만
나는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속이 상한다.
남편의 이야기가 맞다.
연령이 지난 장난감을 더이상 가지고 있을 이유는 없다. 실제로 아이들도 그 장난감을 가지고 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려야 한다는 사실이 나에겐 너무나도 무겁다...
왜일까?
아무래도 나에게 있어 아이의 장난감은 나의 고되었던 육아의 흔적과 노력의 전부이기에,
그 장난감 하나를 사기 위해
여기저기 검색하며 발품팔았던 지난날의 내 모습이 오버랩되기에
함부로 장난감을 버릴 수가 없다.
아이들도 이런 나를 닮았는지 장난감을 버린다는 것을 어려워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새로운 장난감을 사주겠다고 이야기하면 곧 이내 현실을 받아들이긴 한다 ^^;; 귀여운 아이들)
육아를 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웠기에
그 육아의 반을 차지했던 장난감, 책, 육아용품들에 대한 내 애정또한 대단한 듯 싶다.
육아용품을 통해 받았던 위로와 내 자유, 아이와의 행복했던 시간들이
스쳐지나간다.
마냥 버려지기보다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이 장난감이나 육아용품이
쓰임을 다했으면 좋겠는데,
막상 찾으려고 하면 시기가 맞지 않거나, 또 너무 낡아서(남 주기가 부끄러운...) 등 다양한 이유로
그 다음 사용자를 구하기가 어려워진다.
고마웠다.
아이들의 장난감아.
우리 아이들과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주어서 고마워.
서툰 엄마로서 아이와 어떻게 놀아야할지
어려웠던 나에게 큰 도움을 주어서 고마워.
어느덧 자라버린 우리 아이들의
손을 떠나 버리게 될지 또는
누군가의 새로운 장난감이 될지는 모르지만
꼭 후자가 되기를 간절히 바랄게.
고마워.
고마웠어.
정말 고마워.
내 고된 육아에 큰 도움을 주었던 너,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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