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졸업하면 잠자리 독립하려니... 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제...
주말에 내린 비로 갑자기 날씨가 쌀쌀해졌다.
새벽 온도가 16도까지 내려가게되면서 일교차도 심하고 한낮 온도도 25도까지 올라가고,
결론적으로 이제 에어컨을 틀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시기가 되었다.
그런데 우리 아들은 에어컨을 좋아한다.
다시 말하면 시원한 바람, 낮은 온도를 정말 좋아한다.
아토피도 있고 비염도 있어서 사실 차가운 건 조심해야하는데... ㅠㅠㅠ
(그래서 그런지 이번 여름을 지내며 쓴 전기요금이 역대급이다... 전기요금이 포함된 고지된 관리비를 보고 앞자리가 바뀌어 얼마나 충격을 받았던지... 보통 전기요금보다 무려 10만원이나 더 많이 나왔다 ㅠㅠ)
딸도 요즘 기침을 시작해서 이래저래...
이제 오늘부터 에어컨은 금지라고 선포를 했다.
그 전날 분명 아들에게 에어컨을 새벽에 다시 틀지 말라고 했는데...
아들이 에어컨을 다시 틀었던 것이다.
추워서 새벽에 깼는데... 에어컨 켜진 걸 보고 순간 화가나서 원래라면 내가 알아서 혼자 에어컨을 껐을텐데...
아들을 깨워서 에어컨을 끄라고 했다.
그래서 그랬는지 어제는 단단히 아들에게 일러둬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아들, 오늘 에어컨 절대 안돼!"
"엄마, 그럼 나 거실에서 에어컨 틀고 잘게."
남편이
"거실에 에어컨 틀면 전기요금이 더 많이 나오지. 안돼."
고민에 빠진 아들...
그래서 내가
"아들, 그러면 네 방에 들어가서 자."
고민하다가 동생에게
"동생, 너 나랑 같이 잘래?"
라고 이야기를 했고
동생이
"응, 오빠"
라고 대답했다.
순식간에 정리가 되었다.
결론
아들과 딸이 방에 들어가서 잠을 자게 되었다.
세상에나...
자기 방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꼭 엄마 옆에서만 잔다고 주장했던 아들이
에어컨으로 이렇게 마음이...
사실 잠자리에 누우면 다시 나랑 자겠다고 오겠지? 싶었는데...
아이들과 인사해주고 방문을 닫고 나오면서 누웠는데
아이들이 한 번 더 물 마신다고 거실에 나와서 물 마시고 안방 문을 열고 나에게 와서 엄마 잘자! 하고 인사해주고 갔다.
너무 급작스런 잠자리 독립에...
잠이 확 깼는지
애들이랑 같이 누울 때는 도란도란 이야기하다가 기도해주고 5분이 이내에 잠이 들었는데...
어제는 뭐가 이상하다..
헛하기도 하고
그래서 혼자서 눈 감고 자기 전에 여러 기도를 하다가 잠이 든 것 같다.
그리고 새벽 4시 25분에 깼고 아이들이 잘 자는지 확인하고는 다시 방에 들어가서 잤다.
다시 잠을 자려고 하니 그 때도 겨우 잠이 들었다.
그리고 새벽 6시 30분쯤 일어났고, 아이들에게 잘 잤냐고 하니,
아들은 침대에서 잠을 잔 게 좋았는지 좋다고 싱글벙글하다가 내 팔꿈치를 만졌다.
딸은 바닥에서 잤는데 팔이 좀 쑤시긴 했지만 그래도 잘 잤다고 했다.
뭔가 아이들과 잠이 들기 전 도란도란 이야기하는게 나의 소확행이기도 했는데...
아쉽다...
아이들에게 오늘도 엄마랑 같이 안 잘거야?
ㅋㅋㅋ 집착하는 나 ㅋㅋㅋ
딸에게는 오빠랑 잘거야? 엄마랑 잘거야? 라고 물으니 오빠랑 잔다고 해서 엄마랑 자자고 ㅋㅋ 설득했다 ㅋㅋㅋ
이 역사적인 날 (2024년 9월 23일 잠자리 독립)을 기억하고자 글을 써 본다ㅎ
어제 문득 혼자 잠자리에 눕는데
언제 이렇게 아이들이 커서 잠자리 독립을 하게 된건지 감격스러웠다.
아들 11살, 딸 9살... 신기하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음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라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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