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을 맞이하여 양가 부모님 댁을 들러 인사하고 오랜만에 얼굴도 뵈었다.
나의 어렸을 때도 이런 명절이 즐거웠던 이유는 당연 '용돈' 때문이었을 것.
우리의 아이들도 어느새 자라 이제 '돈' 을 알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바닥나버린 본인들의 용돈을 보며 이 추석을 얼마나 기다렸을지 ㅋㅋ
그냥 웃음이 나온다.
오늘은 그 추석 용돈과 관련된 우리 둘째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보려고 한다.
우리 딸은 이번에 추석 용돈으로 100,000원을 받았다.
아이들이 명절에 받는 용돈을 그냥 본인들 쓰라고 온전히 두는데...
이제는 통장을 만들어 관리는 해야할 것 같은데... 엄마가 왜 이렇게 게으른지 통장 만들어 가는 길이
한 천리가 되는 것 마냥 ㅜㅜ 아직까지도 실천을 못하고 있는 일 중에 하나이다.
어쨌든 주일, 예배를 드리러 가려던 아침
딸이 이렇게 말했다.
"엄마, 오늘 헌금은 내가 낼게요."
"응 그렇게 해."
그랬는데, 딸이 꺼내든 것은 50,000원 지폐 한 장이었다.
순간 많은 생각이 들었다.
딸이 아직 돈을 잘 모르지,
50,000원이 얼마나 큰 돈인지 모르는 거겠지?
그래서 딸한테 다시 물었다.
"50,000원이 얼마나 큰 돈인지 알아? 이렇게 큰 돈 드려도 괜찮겠어? 50,000원은 10,000원이 5장이야. 내고 싶으면 10,000원을 내는 건 어때?"
그렇게 말했더니 딸이 이렇게 말했다.
"엄마, 하나님이 아프면 안되잖아. 나 이 돈 드리고 싶어요."
그렇게 말하길래 또 많은 생각이 지나갔다.
아... 내가 믿음인 연약한 건가?
딸이 50,000원을 내겠다는 그 순수한 마음을
변질시키고 있는 건 아닌지... 부끄러웠다.
"딸,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셔서, 아프지 않으셔. 그런데 우리 딸이 50,000원 헌금을 내면 교회를 운영하고 불우 이웃을 돕는 일에 헌금이 사용되는거야. 그럼 50,000원 헌금내면 다시 못 돌려받는데 괜찮겠어?"
"응, 엄마, 나 이거 꼭 헌금으로 내고 싶어."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 엄마인 내가 계속 꼬치꼬치 물어보니 딸이 이렇게 말했다.
"엄마, 나 50,000원 헌금 안 낼게요."
"왜? 엄마가 계속 물어보고 싫어하잖아요."
딸의 말이 내 양심을 찔렀다. ㅜㅜ
딸에게 미안하다며 네가 원하면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헌금 드리는 거지. 엄마가 미안하다고 이야기했다. ㅠㅠ
7살 딸 아이가 기꺼이 드리겠다던 그 50,000원의 헌금을
기뻐하지 못하고 ㅜㅜ
주저했던 내 모습이 참 부끄러웠다.
어쨌든 딸은 그렇게 헌금을 가지고 예배를 갔다.
예배가 끝난 후 만났을 때 손에 들고 있는 헌금으로 드리기로 했던 50,000원 지폐를 보고 왜 가지고 있었냐고 물어보니
헌금으로 내려고 했는데, 선생님께서 다시 주셨다고 한다.
선생님도 얼마나 놀래셨을지...
어쨌든,
남편은 딸이 엄마의 신앙을 물러받았다며 웃었고 ㅋㅋ
이렇게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남게 되었다.
참 신앙과 물질 사이에 언제나 고민되고 마음의 중심을 지키기가 참 어려운 것 같다.
다만 기도하는 것은 물질로 인해 나의 신앙이 타협되거나 더러워지지 않고 마음을 잘 지킬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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