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가
'무대포' 라는 단어를 보았다.
무대포로 밀고 갔다.
라는 문장이었다.
뭐 평소에도 잘 쓰기도 하고
무슨 의미인지도 정확히 알 것 같긴 했지만
그냥 갑자기 '무대포' 라는 단어에 대해 궁금해졌다.
그래서 오늘은 '무대포' 에 대해
정리해 보려고 한다.
★무데뽀(←muteppô[無鐵砲/無手法])
「명사」
일의 앞뒤를 잘 헤아려 깊이 생각하는 신중함이 없음을 속되게 이르는 말.
출처: 사전 - 내용 보기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korean.go.kr)
'무데뽀'
일의 앞뒤를 잘 헤아려 깊이 생각하는 신중함이 없음을 속되게 이르는 말.
어머나.
세상에.
'무대포' 가 아니라 '무데뽀' 가 옳은 표현이었다니...
어차피 '무데뽀' 가 일본식 한자어의 일본식 발음에서 온 말이라
많은 사람들이 헷갈렸을 것 같긴 하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무데뽀' 라는 말을
표제어로 올렸다.
그러므로 사전에 맞게 적으려면 '무데뽀' 라고 해야 한다.
정말 깜짝 놀랬다.
★무데뽀의 어원은 다음과 같다.
1. '무대포 정신' 이란 말 속의 '무대포' 는 글자 그대로 '대포가 없다' 는 우리말과 거리가 있다. '무대포' 의 어원은 일본어 '무철포(無鐵砲)' 로, 여기에서 철포(鐵砲)는 소총 등 총포류를 이르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조총도 없는 부대가 무모하게 전투를 벌인다는 뜻이다. '무철포(無鐵砲)' 는 일본식 한자어로 앞뒤 생각없이 행동하는 모양을 뜻한다. 일본식 발음 무데뽀(むてっぽう)에서 '무대포' 라는 말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2. 무대포는 일본의 무텟포無鉄砲라는 말이 우리나라에 그대로 전해져 들어오면서 생긴 말로 텟포鉄砲는 일본어로 '총'을 의미한다. 물론 지금은 일본도 총은 총 총銃자를 그대로 써서 쥬라고 하지만, 에도시대 이전 처음 총기가 일본에 들어왔을 때에는 총을 철포, 즉 텟포鉄砲라고 불렀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텟포鉄砲도 없無이 달려든다고 해서 무모한 모양새를 무텟포無鉄砲라고 하는구나?' 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아니다.
무텟포라는 단어는 사실 일본에 총기가 들어오기 이전부터 있던 단어이며 무텟포는 실은 무텐포無てんぽう)가 잘못 전달된 것이다.
여기서 텐포는 쿤텐訓点을 말하는데 쿤텐은 중국에서 쓰여진 한문을 일본에서 읽으려 할 때, 그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서 한자 옆에 적어놓는 부호나 글자등을 뜻한다.
따라서 무텐포란, '쿤텐이 없다'라는 뜻으로, 즉 쿤텐도 적혀있지 않은 한문을 억지로 읽으려고 하는 모양새를 의미하는 것으로 쿤텐이 적혀있지 않으니 읽는 방법도 모를텐데, 막무가내로 읽으려고 달려드니 무모하고 어리석다는 것을 표현하는 단어로 사용하게 된 것이다.
일제강점기 시절 우리나라에 발음 그대로 전해 들어와서 무댓뽀, 무대뽀 등으로 쓰여지다가 또 전와되어 무대포로 굳어지게 된 것이다. 결국 소총과 대포와 아무 상관 없는 단어이다.
이렇게 정리하고 나니
'무대포' 가 아닌 '무데뽀' 로 적어야 한다는 사실과
'무데뽀' (무대포) 는 정말 많이 잘못 전달된 과정에서
그 어원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나 또한 단순히 대포가 없음을 생각하며
'무대포' 를
'막무가내이다., 무모하다.' 라는 의미에서 자주 사용했었는데...
일단 되도록이면
'막무가내 또는 무모' 라는 단어로 고쳐쓰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오늘의 정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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